힘든 시기지만 ‘공정방송’ 고민하는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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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YTN 노조 ‘막내’ 사회부 황혜경 기자

▲ 황혜경 YTN 사회부 기자 ⓒPD저널

YTN 노조의 막내 기수 황혜경 기자(2006년 입사)의 아침은 분주하다. 사회부 경찰팀 소속의 황 기자는 새벽 6시 경찰서로 출근해 7시에 아침보고를 한 뒤 회사로 향한다.

선배들과 ‘투쟁 김밥’으로 아침을 때우고 8시부터 시작되는 구본홍 사장 출근저지 집회에 동참한다. 길게는 두 시간이 넘게 진행되는 집회가 끝나면 다시 현장으로 복귀하지만 이동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취재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치 않다.

“기획 아이템도 내고 특종도 해야 하는 위치”인 경찰팀 3년차의 황 기자는 “그런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 제일 안타깝고 힘들다”고 토로한다.

기자로서 한 단계 도약해야할 시기에 찾아온 시련에 조바심도 나고 자책감도 들지만 황혜경 기자는 “지금처럼 진지하게 공정방송에 대해 고민해 본 적도 없는 것 같다”며 “선배들을 지켜보면서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더 큰 애착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아직 ‘언론장악’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황 기자. 그가 ‘낙하산 사장’이 공정방송을 위협할 수 있겠다고 느낀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8월 단행된 보도국 부·팀장 인사였다.

황혜경 기자는 “아무리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놓아도 사장이 맘에 드는 인사를 보도국장에 앉히고, 그 사람이 부장단을 구성하면 굳이 일선 기자들과 부딪히지 않고도 얼마든지 보도에 간여할 수 있다. 이걸 보면서 누가 사장이 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느덧 90일째로 접어든 출근저지 투쟁. 처음 출근저지 투쟁을 시작할 때만해도 황혜경 기자는 상황이 이렇게 오래가리라곤 예상치 못했다. 그는 “90여일이 지난 지금도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만약 구본홍 씨가 계속 버틴다면 3년 임기 내내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기자는 YTN의 구성원으로서 이해 당사자의 위치에 놓여있지만, 기자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틈틈이 ‘YTN 사태’를 기록하고 자료를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경험과 기억들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YTN 노조의 투쟁이 언론사에 발자취를 남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황 기자는 “그런 거창한 것보다 YTN이 한 번 더 시련을 이겨낸다면 시청자들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힘든 시기를 함께 겪은 구성원들의 유대감은 앞으로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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