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TV아침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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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 TV아침프로그램
아침과 함께 만나는 다양한 세상체험"고정관념 버리고 차별화 된 정보프로그램으로 거듭나야"
  • 승인 2000.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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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프로그램. 방송3사에서 방영중인 아침 프로그램은 모두 비슷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3부로 나누어 3시간여에 걸쳐 방송되고 있는 아침 프로그램은 각 방송사들의 간판 프로그램이면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방출장 제작이 대부분이고 방송시간상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해야 하는 제작여건과 함께 아침 프로그램은 뉴스와 함께 결합돼 있는 특징이 있다. 한편 최근들어 각 방송사들은 아침 프로그램에 소극적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공세적인 전략으로 아침 프로그램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는 방송3사에서 방송중인 아침 프로그램 PD 좌담을 마련해 각 사의 제작조건과 프로그램의 발전방안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일시 : 2000년 5월22일(월) 낮 12시△장소 : 여의도 "열빈"△참석자 : 송기윤 차장 KBS <생방송 오늘>백종문 차장 MBC <피자의 아침>장경수 PD SBS <출발 모닝와이드>송기윤 : 각 사별 프로그램 제작조건이 상당히 다른 상황에서 좌담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각 사별 아침 프로그램이 어떤 변화과정을 거쳐왔고 제작시스템 등 현황부터 얘기해야겠다. SBS <출발 모닝와이드>는 창사 이후 계속 방송되고 있는데 내부 코너의 변화는 계속돼 온 것 같다.장경수 : 현재를 기준으로 얘기하겠다. 크게 나눠 3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뉴스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금 <모닝와이드>는 1·2·3부로 나뉘는데 1·2부는 보도본부의 뉴스와 스포츠가 방송되고 3부는 PD들이 제작한 코너로 이뤄져 있다. 3년 전에는 1·2부에 PD들이 제작한 코너가 3개정도 포함돼 있었다. IMF를 거치면서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1·2부가 뉴스와 스포츠로만 채워지게 됐다. 전체 프로그램 진행 등은 교양국에서 담당하고 보도본부와 조율하고 있다. 제작본부, 스포츠본부, 제작본부 등 3본부에 의해 1·2·3부가 운영되고 있고 과거의 관행에 의해 운영됨으로 큰 마찰은 없다. 간혹 의견 차이가 있을 경우 국장들이 미팅을 통해 조율하고 있다.송기윤 : MBC의 경우 아주 의욕적으로 <피자의 아침>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PD와 기자가 같이 제작을 하는 등 새로운 시도들이 보이고 있다.백종문 : MBC는 작년 말부터 시사정보국을 만들어 아침방송을 준비해왔다. 지난봄에 기자 13명, PD 14명으로 초기 제작인력을 구성한 뒤 계약직 PD 15명을 추가로 선발해 전체 42명의 취재 및 제작인원 인선을 마무리했다. 시사정보국을 만들어 PD와 기자를 서로 융합시킨 이유는 순발력과 취재력을 갖춘 기자와 구성능력과 제작마인드를 가진 PD들이 모여 방송의 시너지효과를 높여 궁극적으로 시청자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자는데 있다.PD와 기자의 합성어인 <피자의 아침>이란 독특한 제목도 그런 맥락에서 태어났다. 아침 6시반부터 시작되고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간밤에 일어난 뉴스와 날씨, 국제뉴스 등이 출근을 준비하는 바쁜 시간대인 1부에 집중 포진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이동템포가 느려지는 7시30분부터는 기획뉴스, 증권뉴스, 연예뉴스 등이 4~5분 정도의 분량으로 8시까지 방송된다. 그리고 3부는 출근하는 직장인에서 주부시간대로 바뀜으로 주부 및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시사와 정보아이템을 9시까지 방송한다. 입사후 환경이나 제작방향이 서로 다른 기자와 PD가 모여 일을 하다보니 약간의 조율시간이 필요하지만 외부에서의 생각처럼 두 직종간의 갈등이나 알력은 거의 없다.송기윤 : KBS는 TV채널이 두 개라는 특성으로 타사의 아침 프로그램과 차이가 많다. 1·2·3부를 모두 PD들이 제작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뉴스나 보도 등 시사정보의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5월1일 봄개편 때부터 1부와 2부가 끝난 뒤에 각각 10분씩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두 개 채널 중 1TV는 뉴스, 2TV는 교양 PD들이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성격규정이 돼 있다. 여기에 따라 제작도 18명의 PD들이 하고 있다. 아침프로그램은 밤을 새며 작업하고 새벽부터 방송준비를 하는 등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어려움이 많다.장경수 : 밤을 새고 하는 여건은 아침방송의 기본적인 특징인 것 같다. 데일리 방송이라 그날 촬영해서 그날 편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속보성이 필요 없는 아이템이더라도 데일리 프로그램이어서 속보에 맞춰야 하는 점이 있다. 아침 프로그램이 가지는 어려움은 프로그램 자체의 성격에서 기인하는 것이 있겠고 또 프로그램 시간과 코너의 양에 비해 제작인원이 부족하다는 점이 있다. SBS는 3년 전이나 지금이나 PD 개인이 느끼는 변화는 없다. 단지 과거보다 코너 외주가 많아 PD 숫자가 많이 줄었다.송기윤 : KBS 아침 프로그램은 시청자 성향에 따라가기 위해 코너의 변화가 심한 편이다. 이렇게 쉽게 포맷을 바꿈으로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는 일이 종종 있다. 아침 프로그램은 종합매거진 프로그램이고 1·2·3부라는 큰 띠로 나누어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편성된 코너들은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의미에서 어느정도 유지될 필요가 있다. 3사 모두 아침프로그램이 편성돼 있는데 사내의 관심이 아직 높지 않은 것 같다. 과거에는 아침 프로그램이 신입 PD들의 "훈련소"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MBC가 <피자의 아침>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등 경쟁이 심해져 고참, 경력 PD 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백종문 : MBC의 아침방송은 과거에는 KBS와 전혀 다를 바 없었다. 3D직종 중의 최고였고, 하루하루를 때우는 방송으로 아침시간을 메웠던 것 같다. 그만큼 회사측의 지원도 약했던 것으로 본다. 지금은 과거와는 매우 다르다. 회사에서도 사운을 걸고 지원을 하고있고 <피자의 아침>을 맡고있는 PD들도 의욕이 대단하다. 이러한 활력과 의지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선진국처럼 아침방송을 잘하자면 많은 돈과 인력이 필요하다. 새벽에 시작되는 방송이기 때문에 매일 밤을 새워야 한다. 방송되는 아이템도 타사와 겹쳐 점점 더 환경이 열악해 진다. 경쟁은 심화되고 취재제작인력은 지치게 마련이다.송기윤 : 3사 아침 프로그램 모두 코너 아이템이 유사하고 중복되는 것들도 많다. 촬영을 나갔다가 타사 제작진과 만나 아이템을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다. 중복 아이템이 많고 시청자 입장에서 보아도 재방을 보는 듯해 조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리포터가 한정돼 있어 출연 리포터가 중복되는 경우도 많다. 같은 리포터가 같은 시간대에 다른 프로그램에 나와 TV를 보면 어느 방송사 프로그램인지 모를 지경이다. MBC와 SBS는 기자와 공동작업을 하기 때문에 조화문제가 있을 것 같다. KBS는 기자와의 조화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 정한 보도비율을 맞추기 위해 아침 프로그램 중간에 기자가 나와 뉴스를 방송하는 정도이다. 이러한 어려움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발전방안이 있을 것 같다.장경수 : 우선 아침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에 지나치게 일상화돼 있는 것 같다. 아침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밝고 활달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고정돼 있어 정말 시청자들이 알고 싶은 정보 등에는 상대적으로 등한시한 부분이 있다. MBC는 이런 고정된 아침 프로그램의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시청률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전문적인 아이템을 다루고 싶어도 쉽지 않다. 천편일률적인 아침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신선하고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백종문 : 고정된 아침방송 이미지를 탈피하자는 것 역시 <피자의 아침>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성이다. 과거의 아침방송과 달리 MBC의 제작방향은 분명하다. 뉴스와 정보, 그 중에서도 아침 프로그램이 제공하고자 하는 정보는 과거에 해오던 풍물과 고기잡이 등의 것들은 아니다. 세상의 흐름과 이해를 돕는 살아있는 정보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다. 시사성 강한 정보프로그램, 사실이 살아있는 유익한 정보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이것이 아침 프로그램이 나타내고자 하는 독특한 칼라이다.실적위주의 경쟁체제에서 항상 방향성은 흔들릴 수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시청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점은 모두의 명제이다.송기윤 : 두분 말씀 모두 공감을 한다. 귀에 솔깃하게 들어오는 것은 SBS 장경수 PD가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자"는 내용이다. 아침 프로그램을 7년째 해오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은 쉽지 않은 것 같다. 3사가 같은 시간대에 아침 프로그램을 맞편성해 경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내부의 프로그램 제작방침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제작자는 실적위주로 굳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극복방법으로 차별화 전략을 써야 한다. 우선, 고정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MC와 리포터의 진행방식의 변화나 스튜디오를 벗어나 현장이벤트를 개발하는 방법이 있겠다. 또 시청자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아침 프로그램은 대부분 리포터와 현장촬영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시청자들도 리포터나 촬영분을 갖고 참여시켜 프로그램의 신선함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템의 다양화는 각 방송사 프로그램 색깔을 분명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노인이나 장애인 등 종합적인 마이너리티 프로그램을 높일 수 있는 것을 과감히 편성해야 한다. 대다수 아이템을 보면 산이나 강, 시골 등으로 국한돼 있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통해 세상을 보여주는데는 아직 부족하다. 아침방송의 전문 PD와 작가도 필요하다. KBS는 주기적으로 순환근무를 하고 있다. 아침 프로그램의 경쟁이 점차 심해지고 있고 소재도 한정돼 있어 프로그램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문제작자가 나와야 한다. 아침 프로그램 제작자 사이의 정보교류가 필요하다. 편성 PD들은 주간편성표 발표 이전에 서로 편성표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공조체제가 없음으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들이 많다. 지엽적인 것이지만 <생방송 오늘>에서는 "고태식의 수중기행"을 3년 넘게 한 적이 있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가 볼 만한 바닷가는 거의 다 다녔다. 재충전을 위해 지금은 잠시 쉬고 있는데 MBC <피자의 아침>에서 똑같은 코너를 지금 하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재방을 보는 셈이다. 이같은 중복편성에 의한 아이템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도 PD 사이의 정보교류가 필요하다. 또 출연자나 고정리포터가 아닌 리포터의 출연료 정보 교류도 필요하다.백종문 : 각 사의 PD와 기자들의 정보교류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이 가지만 꽤 중요하고 필요한 문제이다. 너무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어 사내에서조차도 아이템 및 정보교류가 원할하지 못한 실정이지만 서로간의 정보교류는 있어야 한다.장경수 : 각 방송사마다 아침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물량이 서로 다르다. 그래서 공조의 선이 어디까지인지가 문제이다. 경우에 따라 공조가 불가능한 사항도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서로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기성 짙은 아이템의 경우 시청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PD 사이의 정보교류가 이뤄져야 한다. 가능한 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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