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날’의 하이라이트는 시민문화제였다. 30일 오후 7시부터 서울역앞 광장을 가득 메운 700여명의 언론인과 시민들은 시위가 아닌 ‘축제’를 마음껏 즐겼고, 100일이 넘게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YTN 노조원들의 얼굴에는 모처럼 웃음이 가득했다.
초대가수들의 공연은 풍성했다. 이인규 씨 등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초창기 멤버들은 <살래>, <껍데기는 가라> 등을 불렀고, 인디밴드 ‘보드카 레인’과 율동패 ‘소풍’도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맨발의 디바’ 이은미 씨는 <서른 즈음에>, <기억 속으로> 등을 열창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출연한 가수들은 YTN 노조의 ‘블랙투쟁’에 동참하는 의미로 모두 검은 옷을 입고 무대에 섰으며, 이은미 씨는 왼쪽 가슴에 ‘낙하산 반대’ 배지를 달았다.
문화·예술인들의 지지와 격려도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영화가 흥행하려면 캐스팅과 스토리가 중요한데 이명박 정권이 구본홍 씨를 캐스팅 한 것은 신선함이 없는 ‘문제적 캐스팅’이고, 언론장악은 6~70년대 새마을 운동 시절의 스토리텔링”이라며 “이명박 감독의 이 영화는 흥행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배우 권해효 씨와 김유석 씨, 뮤지컬 배우 류정한 씨 등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YTN 노조의 투쟁을 격려했고, <한겨레>의 직장인 밴드 ‘공덕스’도 무대에서 동료 언론인들의 힘겨운 싸움을 응원했다.
YTN 노조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인 만큼 YTN 조합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정애숙 앵커, 황보연 기자 등으로 구성된 사내 노래동아리 ‘Y-뮤직’은 잔잔한 통기타 음악을 선보였고, 황혜경 기자 등 젊은 사원들은 활기찬 율동으로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에 보답했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은 “우리는 정치에 몸담았던 사람은 언론사 사장이 될 수 없고, 씀씀이가 헤픈 사람은 회사의 대표가 될 수 없다는 상식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며 “100일이 넘게 버텼지만 응원해 주는 여러분 덕에 에너지가 충만하다. 대한민국의 모든 공정보도를 위해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