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방송] MBC ‘PD수첩’
상태바
[오늘의 추천방송] MBC ‘PD수첩’
  • PD저널
  • 승인 2008.11.04 0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MBC <PD수첩> / 4일 오후 11시 5분

학생자치라는 명분을 앞세워 '학생에 의한 학생 지도' 형식으로 학생통제의 수단이 되어버린 일명 지도부(선도부). 9월 1일부터 진행된 '학교폭력 집중단속 기간' 중 벌어진 강릉의 한 고등학교 폭행치사 사건은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학생들을 통제해 온 학생 인권침해의 상징적 사건이었다. 한 고등학생의 갑작스런 죽음을 통해 그간 교육 현장에서 묵인되어 온 폭력으로 얼룩진 일상을 밀착취재 했다.

▲ MBC <PD수첩>

▶ 누가 이 학생을 죽음으로...

지난 10월 21일 강릉의 한 고등학교 학생 500여 명은 친구의 영정사진과 관을 앞세워 거리로 나섰다. 18번째 생일 다음날 아무도 예상치 못한 학생의 죽음. 홍모군은 20일 조회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이 학교 학생회장에게 맞아 심장쇼크로 사망했다.

학생들은 '지도부' 폭력을 묵인했던 학교 측을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지도부 선배에게 맞아 눈꺼풀이 찢어진 학생부터 생명에 위협을 느껴 경찰에 신고한 학생까지 단순히 '지도 혹은 선도'라는 이름으로 미화하기엔 그 후유증이 너무도 컸다. '친구를 살려내라'는 외침 앞에 고개 숙인 교사와 빗나간 책임감으로 후배를 죽음으로 몬 선배. 학생들이 직접 뽑은 이 시대의 '일그러진 영웅'은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 덮어진 잘못,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나방 같은, 살아있는 벌레를 입에서 입으로 전해주고 마지막에 있는 애가 삼키는 거예요"또래 사이에서 조금 더 멋지게 보이고 싶어 응원단에 가입했던 한 고등학생은 선배들로부터 당했던 상상하기 힘든 학대사실을 털어놓았다. 강릉의 대표적인 축제에서 카드섹션과 응원을 지휘하는 이 학교의 '기수단[응원조직]'은 축제기간 중 단연 '우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5월, 기수단 조직 내 상습적인 폭행과 변태적인 가학행위가 밝혀지면서 피해자 학생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단기간 연습으로 성공적인 응원을 수행하기 위해 선·후배 간 엄격한 규율이 지켜져 왔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변질되었던 것. 사고 재발 방지 약속으로 사건은 무마됐지만 한편에 서는 곪은 상처를 도려내지 못한 것이 이번에 더 큰 비극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 학교 잔혹사, 무한경쟁 시대의 비극

실제 사건이 발생한 학교의 교장과 교사들은 경쟁에서 소외된 본교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 대다수가 느끼고 있는 소외감이 일부 학생들의 폭력성향을 더욱 배가시켰고, 수업이 이뤄지는 교실에서도 학생들의 통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생활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나 결손 가정이 많은 것도 이번 사건을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요소다.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우리 요육의 모순이 극도로 집결된 전문계 고교. 제작진은 한 고등학생의 비극적인 죽음을 통해 2008년 대한민국 교육현장을 취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