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과 배우 문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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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과 배우 문근영
[사설]
  • PD저널
  • 승인 2008.11.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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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모 특강 자리에서 “1등 신부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이고, 2등 신부감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이고, 3등 신부감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이고, 4등 신부감은 애딸린 여자 선생님”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매우 심각한 성차별, 성희롱적인 내용이다. 전교조 여성위원회는 “성차별, 외모차별, 이혼차별, 한부모 가족 차별”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물의를 빚자 나 의원은 “시중의 이야기를 한 것이고, 교사가 우수한 사람들이라는 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한 모양인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비난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얼굴이 덜 예쁜 마사지걸이 서비스가 좋다”고 했다가 문제가 되자 “내 말이 아니고 아는 선배의 말”이라고 변명했던 후보 시절의 MB를 연상시킨다. 문방위 재선 의원으로서 집권 여당의 논객으로 활약을 하던 나 의원의 구설수에 일말의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래서 정치인은 일구일언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나 의원의 설화가 있기 직전에는 배우 문근영의 선행이 화제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지난 6년간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익명의 독지가로 밝혀진 것이다. 그녀의 기부액은 6억8천5백만원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비공식 기부를 합하면 10억에 달한다는 소속사의 전언이다. 문근영의 기부가 아름다운 것은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한 익명의 선행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네티즌들의 성화로 할 수 없이 내용이 공개됐다.

두 유명인의 대조적인 사례를 보며 말과 침묵, 진정성의 차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다만 문근영의 경우 뜻밖에 ‘연좌제’적인 기미를 보여 유감이다. 극우인사와 일부 네티즌이 그녀의 아픈 가족사를 다시 들추어낸다는 것이다. 이것은 곤란하다. 연좌제는 ‘개인의 행위로 본인 이외의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불이익 처분을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극복해야 할 지나간 역사의 그늘이고 시대의 아픔이다. 네티즌들의 금도(襟度)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나 의원의 가계(家系)를 뒤지는 일도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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