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패션"에 민감해야 할 오락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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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패션"에 민감해야 할 오락프로그램
  • 승인 2000.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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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보고싶어한다. 이는 인간 본연의 속성인 동시에 문화 창조의 원동력이 되었다.
|contsmark1|그러나, 대중 문화의 첨병으로서 매주 tv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들에게 새로움을 추구하는 시청자들의 욕망은
|contsmark2|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고민은 오락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와 작가들에게 커다란 스트레스가 아
|contsmark3|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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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이번주에는 어떻게 웃기지?", "누구를 섭외하면 재미있을까?" 실로 수많은 의문부호들이 매일 떠도는 악령처럼 제
|contsmark7|작진을 괴롭힌다. 새로운 것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비단 tv프로그램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기본적
|contsmark8|인 삶의 조건인 의·식·주 문화에도 변화를 향한 인간의 의지는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의상
|contsmark9|과 헤어스타일을 들 수 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 라는 10년전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새로워지는 것은 어쩌면
|contsmark10|시비(是非)의 대상이 아니라 실존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모든 대중문화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contsmark11|통제되고 순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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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4|첫째는 자본주의 경제원칙이고, 두번째는 시간이다. 새로운 시도가 대중들로부터 외면받는다면 그 신선함은 파격이
|contsmark15|나 해프닝과 같은 일회성으로 끝나고 만다. 유행의 창조는 수용자들의 동의를 전제로 하며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contsmark16|강요란 있을 수 없다. 또한 이렇게 창조된 대중문화의 패션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질되거나 대체되기 마련이다.
|contsmark17|이는 자연발생적인 현상이며 그와 같은 문화의 패턴에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해보인다. 가령 우리가 옷
|contsmark18|을 살때는 그 시대의 유행에 맞추어 고르게 되며, 우리가 입고 있는 의상이 세련되고 어울리면 착용한 사람뿐만
|contsmark19|아니라, 보는 사람들도 만족하게 된다. 거기에 어느 누구도 유행의 흐름이나 경향에 대해 시비를 걸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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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2|그러나 tv프로그램의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90년대 초반 방송3사 오락프로그램에는 한때, 몰래카메라가 유행했었
|contsmark23|다. 요즘은 각종 오락프로그램에 이른바 "지켜보기" 아이템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kbs의 <夜! 한
|contsmark24|밤에>중 "러브콘티"와 mbc <목표달성 토요일>중 "g.o.d의 육아일기"등을 꼽을 수 있다. 이것은 2000년대 초반 한
|contsmark25|국 오락프로그램의 경향이며, 패션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사생활침해로부터 유아학대에
|contsmark26|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고도 무분별한 비난의 소리가 제작진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여기서 우리는 오락프로그
|contsmark27|램을 바라보는 비평가들의 시각교정이 절실함을 느끼게 된다. 오락프로그램의 미덕은 "재미"와 "즐거움"이다. 다른
|contsmark28|덕목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나라에는 교육 방송이 있고, 각 방송사마다 교양프로그램이 있으며, 드라마가 있
|contsmark29|다. 각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장르별로 추구하는 색깔의 조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대하드라마와 다큐멘터리가
|contsmark30|각기 중·장년층과 지성인들의 취향이라면, 오락프로그램은 청소년층과 20대 여성들의 구미를 당겨야 한다. 패션을
|contsmark31|여성과 젊은이들이 주도하듯이 방송 프로그램 중에도 오락프로그램은 유행에 민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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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4|때로는 타방송사와 포맷이 유사할 수도 있고, 구성이 비슷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인 시선으로 오락프
|contsmark35|로그램의 유행을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 극도의 소재제한과 까다로운 심의 규정이 준수되고 있는 한국 방송의
|contsmark36|풍토 속에서, 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공영성을 추구해야 하는 오락프로그램 pd들이 비평가들의 이해 부족으로 인
|contsmark37|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를 나는 주변에서 종종 발견하게 된다. 뛰어난 천재성으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contsmark38|하는 오락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tv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contsmark39|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할 프로듀서들이 다른 나라의 프로그램을
|contsmark40|모방하거나, 타방송사의 포맷을 흉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방송 특히, 오락프로그
|contsmark41|램을 바라보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시각은 이제 바뀌어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오락프로그램의 pd들이 처한 방송
|contsmark42|현실을 생각하고, 그들에게 요구되는 과도한 주문은 자제되어야만 한다. 달을 가리키는 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
|contsmark43|만 바라보는 우(愚)를 이제는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 하늘과 땅위에 진실로 새로운 것은 흔하지 않을 테니까…|contsmark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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