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신자유주의의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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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신자유주의의 허구
  • 승인 2000.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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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최근 국제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를 심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다자협상이 미국의 주도하에 추진되고 있다. 작년말
|contsmark1|ngo들의 세계적 연대가 국제기구에 대항하는 전례없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뉴라운드의 출범이 무산되었으나, 미국
|contsmark2|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는 내년에는 협상이 개시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협약되었던 대로 농
|contsmark3|산물시장과 투자의 개방을 위한 협상들은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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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불과 몇 년전, 우루과이 라운드에서의 쌀시장 개방을 둘러싸고 우리사회가 앓았던 홍역을 회상해보면, 새로운 농산
|contsmark7|물협상과 투자협상 및 뉴라운드는 조만간 우리에게 엄청난 경제적, 사회적 충격을 가져다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이
|contsmark8|러한 고난은 우리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대부분과 심지어는 선진국의 일부 계층에도 벌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
|contsmark9|구하고 전체적 부의 증대와 효율성이라는 미명하에 국제경제질서는 개방화, 세계화, 자유화의 확대로 나아가고 있
|contsmark10|다. 더욱이 imf 사태 이후 우리 내부적으로도 신자유주의적 처방이 당연시되는 상황이고 보면, 다가올 사태는 훨
|contsmark11|씬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안팎으로 당연시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논리는 과연 타당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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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4|지난 10여년간의 개방화와 세계화가 가져다 준 병폐는 세계 곳곳에서 너무나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20대 80 보다
|contsmark15|더욱 심각할 정도로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이 때문에 멕시코의 농민에서부터 영국의 노동자나 일본의 은행원
|contsmark16|에 이르기까지 인류 대부분이 고통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가들간의 부의 격차도 더욱 악화되어, 어떤 나라들은
|contsmark17|유례없는 경제위기로 내몰리는 반면, 어떤 나라는 반세기만의 초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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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0|인류 대부분의 복지와 생존권이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지속되고 있는 자유화와 개방화는
|contsmark21|"시장경제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정당화된다. 예컨대 2차대전 이후 수립되었던 gatt의 자유무역질서가 시간이 흐
|contsmark22|름에 따라 점점 자유화되어 온 결과가 wto라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 보아도 이러한 주장은 허
|contsmark23|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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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6|자유무역과 세계화는 20세기말에 처음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다. 한세기전의 세계경제도 어떤 측면에서는 지금보다
|contsmark27|더욱 자유주의적이고 개방적인 질서 속에 놓여있었다. 자유방임주의적 자유주의, 혹은 고전적 자유주의라고 부르는
|contsmark28|이 질서 속에서 상품과 자본의 국제적 이동을 방해하는 어떠한 수단도 정당화되지 못했고, 국내적 필요에 의한 국
|contsmark29|가의 개입이 배제되었다. 이러한 질서는 상당기간 개방적인 국제경제질서를 유지할 수는 있었으나, 20세기초부터
|contsmark30|거듭된 경제파탄과 정치적 혼란, 그리고 대규모 전쟁들 속에서 무너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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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3|폴라니(karl polanyi)의 지적대로, 고전적 자유주의는 "역사적 일탈"이며 "사회파괴적"이었기 때문이다. 효율성과 개
|contsmark34|방을 위해 임금과 고용이 무시되는 상황 속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의 경제적 안정과 복지가 희생되었던 것이다. 이
|contsmark35|같은 질서에 대한 노동자와 농민들의 정치적 저항이 거세지면서 자유방임주의와 자유무역주의의 기반은 붕괴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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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9|이차대전 직후 수립된 gatt의 자유무역질서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역사적 인식에 기초해 있었다. 경제적으로나
|contsmark40|정치적으로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고전적 자유주의 대신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자유무역에 합의했던 것이다. 이
|contsmark41|런 면에서 gatt체제의 목표는 완전히 자유로운 무역(free trade)이라기 보다는 보호주의 보다 "좀 더 자유로
|contsmark42|운"(freer) 무역이었다.우선 gatt는 상품무역에만 적용되었고, 농산물과 서비스, 국제투자 및 반경쟁적 기업행동
|contsmark43|등의 국내경제관행은 제외되었다. 또 상품무역 중에서도 섬유업은 제외되어 별도의 협약에 의해 무역이 규제되었
|contsmark44|다. 고용 안정을 위한 정부역할의 필요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며, 이 부문들의 무역 자유화에 대한 각국의 국내정치
|contsmark45|적 저항이 거셌기 때문이다. 고용 효과가 큰 섬유업, 서비스업, 농업 등의 부문이 자유화될 경우, 경쟁력이 떨어지
|contsmark46|는 국가들의 이 부문들은 도태될 것이고, 이에 따른 구조 조정 비용과 정치적 저항 및 사회적 불안정은 막대할 것
|contsmark47|이며, 결국 자유무역질서에서 이탈하는 국가들이 속출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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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0|이러한 질서가 수립된 지 채 반세기가 지나기도 전에 이 질서는 변질되기 시작했다. wto로 개편된 국제무역질서
|contsmark51|는 농업에서부터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문을, 그리고 국내경제정책과 관행에서부터 환경과 노동정책
|contsmark52|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역을 빠른 속도로, 완전 자유화시켜 나가고 있다. 반세기 전의 자유방임적, 고전적 질
|contsmark53|서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속에서 제3세계의 많은 나라들의 몰락이나 민중들의 생존권과 복지는 관심의 대
|contsmark54|상조차 되지 못한다. 똑같은 질서 속에서 19세기에 일어났던 똑같은 일들이 점차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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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7|우리는 역사가 준 교훈을 반세기만에 망각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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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0|※ 본 시평의 의견은 pd연합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contsmark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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