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결혼 시 결혼지참금을 교장·교감께 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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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욱의 기자수첩]

반교육척결 국민연합이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명단을 학교별로 정리해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지난 5일 오후 명단이 공개됐고, 명단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과 개인의 정보를 동의없이 공개한 데 대한 항의가 잇따르자 문제의 명단은 지난 6일 오후 하루 만에 사이트에서 사라졌다.

21세기 한국에서 부활하는 매카시 돌풍

공개된 명단은 서울 지역 전교조 회원 4천930명의 것이라고 되어 있으나 이민 간 사람이나 없어지거나 이름이 바뀐 지 오래 된 학교의 이름이 그대로 실려 있는 등 눈에 띄게 허술. 전교조가 자체 조직관리 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명단의 30% 정도인 1,460 여명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반교육척결 국민연합 왈, '고소고발이 두려워 내린 것이 아니라 잘못된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 내린 것이다. 혹시 오류로 탈퇴한 사람이 섞이더라도 전교조 활동을 했던 사람인 것은 분명하지 않느냐'는 것이 국민연합 측 설명.

거의 좌익분자를 다루는 말투여서 경악스러운데 이미 지난 10월에 전교조를 반국가 이적단체로 고발한 단체인 걸 감안하면 납득 못할 수준은 아닌가? ^^;;

▲ 한겨레 12월6일자 2면.
국민연합 측은 명단에 오류가 많은 것은 신문에 광고를 낸 뒤 학생, 학부모, 학교운영위원회 등이 팩스, 메일, 편지로 보낸 명단을 취합해 발표했고 학교 측에 일일이 확인을 못한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명단 공개 취지는 오직 하나, 누가 전교조 교사인지 학부모와 학생이 알 권리가 있으므로 공개했다는 게 국민연합의 설명.

반국가이적단체 고발에 이은 회원명단 공개라면 그냥 조국과 민족을 위해 반국가이적단체 회원을 널리 알려 공개재판에 회부하려 했다고 하는 게 정직한 것 아닐까?

교사 결혼 시 결혼지참금을 교장·교감께 낸다고?

다음 아고라와 서프라이즈를 통해 퍼지고 있는 "저는 전교조 교사입니다"라는 글이 엄청난 댓글을 동반하며 화제.

글을 쓴 교사는 이른바 '교포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데 '교포교사'는 교장 교감을 포기하고 교사의 길을 걷는 평교사. 다른 말로 하면 교장 교감이 포기한 교사이기도 한 셈. 자신이 교포교사가 된 에피소드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정 선생, 왜 전교조를 해요? 교장 교감이 되지도 못하는데?

=아이들 가르치려고 교사 된 거지, 교장 교감 하려고 교사 됐나요, 뭐.

▲어이, 정 선생 나중에 자식 결혼할 때 그래도 교장 교감 정도는 되어야 위신이 서는 것 아니겠어?

=결혼식장에서의 위신 때문에 뜻을 굽히거나 하진 않겠습니다

▲정 선생, 스카우트 활동하면 부모님과 업체로부터 돈 받는다는 거 다 알어, 나도 스카우트 꽤 했었다구.

=교감 선생님 저 출장비 빼고는 따로 돈 받는 일 절대로 없습니다. 저한테 돈 달라고 하지 마십시오. (결국 담당 교사를 건너 뛰고 윗분들이 직접 학부모를 접촉하셔서 돈을 받았다고.)

▲정 선생, 이번에 결혼할 때 교장 교감 선생님께 인사드려요

=예, 당연히 인사드려야죠. 어허, 그런 인사 말고. 이해를 잘 못하는구만. 교장 교감 선생님은 경조사 찾아다니시느라 지출이 많으시거든. 그러니까 인사드릴 때 고맙다는 뜻으로…. 뭔 말인지 알죠? (결혼 지참금을 양가 부모 아닌 교장 교감께 드리라는 얘기?)

그 밖에도 급식업체 선정할 때 교장이 미는 업체는 수준 미달, 교사들이 직접 점검하고 우수한 업체를 밀다가 학교 운영을 방해하는 "개xx 교사"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 교사는 강을 건너 다른 지역 학교로 가서도 변함없는 태도로 근무했는데 그 학교 교장 교감 왈, "정 선생 소문과는 전혀 다르군요. 열심히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정 교사는 교육 철학이나 정치적 이념의 차이에 따라 전교조에 가입치 않은 많은 교사들도 열심히 직분을 수행하고 있음을 살펴 오해 없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 이 기사는 CBS 노컷뉴스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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