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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품’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이 화제다. EBS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며 벌써 재방에 들어간 <한반도의 공룡>, 국수 한 그릇에 담긴 문명사를 추적해서 중국, 일본, 이탈리아 등 10개국을 발로 뛰어 생생한 영상으로 담아낸 KBS의 <누들로드>, 북극의 광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MBC의 <북극의 눈물> 등이 그것이다. 실로 다큐멘터리는 살아 있다.

이들 프로그램의 성취는 상당한 제작기간, 만만치 않은 제작비를 투입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두지는 않는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탁월한 기획, 혼신을 다하는 제작진의 열정 그리고 방송의 공익성을 실현하려는 방송사 차원의 결단이 있었다. 또 우리 방송은 그동안 꾸준히 사람을 키우고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지구의 기원, 문명사, 온난화 문제 등은 부단히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영역이었다. 명품은 하루아침에 주어지지 않는다.

작금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방송계에도 절체절명의 시기가 도래했다. 도처에 비용 절감이요 명예퇴직의 도미노다.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고 이 혹독한 겨울이 어서 지나기만을 바라지만 도시 기약이 없어 보인다. 그러한 가운데 이들 명품 다큐멘터리는 방송이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방송사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본령이라는 것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정도(正道)를 가야 한다. 이 엄혹한 시대에 방송은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송이 할 일은 시청자에게 좋은 콘텐츠를 실현하는 것이다. 방송사의 조직과 경영은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향점이 분명히 서야 한다. 명품 다큐멘터리가 이 같은 동력을 추동하는 견인차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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