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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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보며
[큐칼럼]
  • 승인 2000.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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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일본문화 3차 개방안이 발표되었다. 그 동안 일본 대중문화 개방은 매우 조심스럽게 추진되어 왔다. 하지만 98년 1차 개방조치를 시작으로 조금씩 열려온 빗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상당히 큰 폭으로 열린 것으로 평가된다. 전면개방으로 한 걸음 다가선 조치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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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우선 대중가요 공연이 전면 개방되었다. 그 동안 공연장 면적이나 실내에서만 공연하도록 한 제한이 모두 풀렸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잠실체육관에서 일본 대중가요 가수가 대규모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contsmark4|이를 필두로 영화, 극장용 애니메이션, 게임, 비디오, 게임 등의 개방 폭이 확대되었고 방송 프로그램이 처음 개방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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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일본대중문화의 개방은 누구에게나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개방 불가론과 적극 옹호론, 현실론과 명분론, 점진 개방론과 전면 개방론이 팽팽히 맞서 왔고 지금도 그러하다. 어떤 논리도 완전한 대책이라 할 수는 없지만 모두 고민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가치를 가진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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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이미 개방은 시작되었고 지금 조절해야 할 것은 속도라고 하겠다. 또 그 동안의 대응 자세를 중간점검해 보고 바람직한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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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일본대중문화 개방은 "문화" 측면과 "산업" 측면을 명확히 구별해서 바라볼 수 있어야 대책 마련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일본은 일찍부터 문화의 산업적 측면을 간파하고 엄청난 힘과 노력을 기울여 문화산업의 대국이 되었다. 일본 대중문화의 속성으로 지적되는 선정성, 폭력성, 퇴폐성의 문제도 경제논리로 문화를 다루는 풍토에서 자연스럽게 이르게 되는 귀결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자극 받아 문화산업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쓰는 용어가 되었지만 우리 대중문화가 산업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보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 <쉬리>가 일본에서 흥행수입 170억을 올린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문화산업의 체질이 갑자기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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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뿐만 아니라 산업논리에 의한 문화개발 논의는 무성하지만 문화를 산업적 가치만 극대화시켰을 때 나타나는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인식 역시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다시 방송 프로그램 개방으로 돌아가 보면 일단 충격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어 보인다. 쇼와 드라마는 제외되었고 다큐멘터리, 보도 프로그램은 이미 사실상 개방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다. 개방의 가속도로 보아 언제까지나 개방의 무풍지대에 머물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언어와 정서의 장벽도 자본과 기술을 앞세운 막강한 문화산업의 힘 앞에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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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9|지상파야 당장 걱정이 덜하겠지만 케이블, 위성 등 뉴미디어들이 폭발적으로 가세한 채널을 어떤 컨텐츠로 채울 것인가. 일본은 동남아 등지에 싼 가격으로 프로그램을 공급해 초기시장을 장악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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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2|또 우리 방송계의 결정적 치부인 모방과 표절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곶감 빼먹듯이 쉽게 시청률을 얻고자 하는 안일한 자세가 준엄하게 비판받아야 한다. 창의성의 생명인 프로듀서가 베껴서라도 이름을 날리기를 바랐다면 그는 스스로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부족한 제작기간, 장비, 인원을 확충할 생각은 하지 않고 높은 시청률만 요구한 경영진의 잘못도 크다.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 개방의 폭이 확대되면서 표절에 대한 저작권 관련 소송 등 시비가 커질 가능성도 높다. 도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돈 문제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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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5|한편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받아들이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충분한 예산을 투입하여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투자한 것 이상을 회수하는 그들의 제작 방침은 무엇보다 우선 개방해야 할 덕목이요 전략이다. 전면 개방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남아 있다. 남아 있는 시간 동안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 우리 문화 산업의 자생력을 살리느냐 못 살리느냐가 결국 우리 문화의 생존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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