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치’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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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치’ 정권
  • PD저널
  • 승인 2008.12.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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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바치 내일 모레’라는 말이 있다. 갖바치는 예전에 가죽신을 만드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이 맡은 물건을 제날짜에 만들어 주지 않고 ‘내일 오라 모레 오라’해서 나온 속담이 ‘갖바치 내일 모레’다. 그러고 보니 현 정권을 많이 닮았다. 재산 헌납이 1년이 지나도록 종무소식이길래 “대체 언제 하냐”고 하니 “머지 않아 방안이 나올 것”이라 하고, 대운하에 대해서는 “할 때가 되면 하고 안 할 때가 되면 안 하면 되지 미리 안 한다 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한다. 현 정권은 갖바치 정권인가?

‘파렴치’는 ‘염치를 모르고 뻔뻔스러움’을 이르는 말이다. 위장전입을 해도, 논문 표절을 해도, 정보기관과 함께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해도, 업자들로부터 선거비용을 받아도 모르쇠다. 지난 10년 동안 인사 청문을 통해 우리 사회에는 공직자에 대한 도덕성 기준이 뚜렷이 제고되었음에도 이를 무시하는 망각과 뻔뻔스러움은 놀랍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인가. 참으로 파렴치하다.

현 정권이 끼리끼리 그들만의 리그인 것은 만인공지의 사실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공백은 그들에게 공복(空腹)이었나 보다. 허기를 달래려 고소영, 강부자 정권으로 치달았다. 체신머리도 없이 일국의 장관이 “종부세로 인해 강남 30평대 아파트에 사는 60대의 한나라당 열렬 지지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발언을 뱉어놓고 시치미를 떼고 있다. 그래도 ‘우리가 남이가’ 하며 끼고 돈다. 이런 저급한 의리를 두고 필경 ‘양아치’라고 해야 할 것이다. MB 정권은 ‘3치’ 정권인가?

3치 정권의 행태가 절정을 이루고 있는 것이 이른바 7대 미디어 법안이다. ‘재벌에게 지상파를 안 준다’더니 슬금슬금 내 놓고, 신방겸영은 세계적 추세라고 호도하며 친정권 신문들에게 방송을 내준다. KBS 2TV나 MBC 민영화도 이런 식으로 가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내일 모레’ 하면서 허허실실 제 속을 채우고 정권에 우호적인 세력을 챙긴다. 3치 정권은 정녕 역사적 수치(羞恥)의 길을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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