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재해’ ‘원촨(汶川)’ ‘베이징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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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중국을 뜨겁게 달군 화제 단어 15개

말은 사회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한다. 특히 이는 새로 생기는 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러한 점에서 신조어는 어느 한 사회의 특정 기간 동안의 흐름을 알게 해 주는 ‘거울’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9일 중국 신화통신사에서는 ‘2008년 한 해를 대표하는 화제 단어 15개’를 발표했다. 신화통신사에서 꼽은 단어인 만큼 중국에서 2008년 한 해 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화제가 뜨거웠는지를 알게 해주는 바로미터가 아닐 수 없다. 단어 일부는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단어도 있지만, 대중들의 재치와 유머가 묻어나는 기발한 은유적 표현들도 있어 한번쯤 되새겨 볼만하다.

2008년 중국을 달군 화제 단어 15개는 ‘폭설재해’, ‘원촨(汶川)’, ‘베이징올림픽’, ‘자원봉사자’, ‘멜라닌’, ‘의료개혁’, ‘석유가격’, ‘선저우 7호’, ‘금융위기’, ‘증시구재’, ‘문책’, ‘후짜오먼’, ‘옌짜오먼’, ‘차아오지’, ‘산자이’, ‘레이런’이다. 원촨은 5월 12일 쓰촨성 대지진 당시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도시명으로, 중국인들에게 원촨은 일개 도시명을 넘어 절대 잊을 수 없는 비통함의 대명사로 기억되고 있다.

8월 8월 저녁 8시 8분에 개막을 알린 베이징올림픽은 서방과 동방의 문명이 어우러진 일대 장관으로, 중국은 이를 계기로 개혁개방 30년이 이룬 자신감, 포용감, 우호감을 전 세계에 떨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쓰촨성 대지진에 이어 베이징올림픽 때 큰 활약을 한 수 천만 명의 자원봉사자 활동은 기존 중국의 젊은이의 대명사였던 이기, 자만, 책임결여 등의 선입견을 불식시켜준 계기로 보여진다. 

중국의 의료개혁은 오랫동안 숙원사업 중 하나로 올 해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을 의미하며, 선저우 7호는 앞선 유인우주선과는 다르게 미국과 러시아에 이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우주유영을 시도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금융위기와 증시구재는 전 세계 어느 나라도 2008년 한 해 빼놓을 수 없는 화제의 단어가 아닐 수 없었으며, 중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후짜오먼과 옌짜오먼은 각각 2007년 산시성의 한 농부가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화난 야생 호랑이를 직접 보고 촬영했다며 성 정부로부터 포상금을 받았으나 결국 위조사진으로 밝혀진 사건과, 홍콩 유명 배우들이 연루된 천관시의 컴퓨터 내장 사진 유출사건을 말한다. 문을 의미하는 ‘먼’은 미국 워터케이트(Watergate) 사건의 게이트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문’의 대명사로 쓰인다. 여기서 짜오먼은 ‘사진과 관련된 추문’이라는 신조어인 셈이다.

산자이와 레이런은 예전에 없었던 신조어다. 산자이는 원래 ‘깊은 산속’을 의미하는데 가장 먼저 쓰인 분야는 산자이쇼우지, 즉 불법 휴대전화다. 개발비용 및 마케팅 비용을 전혀 안 들여 싼 가격에 공급되는 휴대전화로 불법이지만 품질 면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휴대전화뿐 아니라 각종 상품 어디나 있음직한 ‘정부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가짜상품’을 일컫는다.

▲ 북경=신혜선 통신원/ 북경연합대학 관광학부 부교수

레이런의 ‘레이’(雷)는 번개를 의미한다. 즉 번개만큼 놀랄만한, 획기적인 사건 혹은 사물 앞에 쓰여 ‘획기적인 말들’, ‘획기적인 광고’, ‘획기적인 스타일’ 등의 단어로 확장되기도 했다. 차아오지는 불명예의 대명사인 중국축구를 일컫는 말이다. ‘야오지’는 허리근육 즉 어디에도 쓸모없는 것을 의미하고 ‘차’는 양 팔을 허리에 얹고 있는 모습으로, 중국의 축구감독이 경기 때마다 하릴없이 양손을 허리에 얹고 수수방관하는 걸 비꼬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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