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교양 PD들 “PD특파원 폐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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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성명 발표 … “정당한 평가 도외시한 단순한 비용절감”

MBC 시사교양국 PD들이 PD특파원 제도 폐지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들은 18일 성명을 통해 “경영진은 콘텐츠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콘텐츠 제작의 일선에서 많은 역할을 해온 PD특파원 제도를 폐지하려 한다”며 “정당한 평가를 도외시하고 진행되는 PD특파원 제도 폐지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 여의도 MBC 방송센터
시사교양국 PD들은 “PD특파원은 그동안 국제시사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투입 비용 대비 효용성을 증명했다”며 “경영진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이유로 PD특파원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 없이 밀실에서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는 단순한 구호와 독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경제가 어려워도 비용을 줄일 때 제작과 보도의 역량을 축소시키는 결정은 가장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경영진은 MBC의 미래를 버리려하는가
- 제작 역량을 훼손시키는 PD특파원 제도 폐지는 철회되어야 한다 -
"MBC는 콘텐츠 회사입니다. MBC가 방통 융합시대에 살아남고, 1등이 되기 위한 방법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뿐입니다.˝ - 엄기영 사장 취임사 中

“콘텐츠 우위 확인한 2008 MBC. (중략) 프로그램의 생명은 역시 콘텐츠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 해였다고 할 수 있다.” - 주간MBC (2008.12.17) 中

이 내용들은 현 경영진이 야심차게 새 출발을 다짐하고, 또 올 한 해를 돌아보며 MBC를 평가하며 내놓은 발언들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곳곳에서 프로그램의 제작기반을 훼손하는 각종 조치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사회에서 또 하나의 결정 - PD특파원제도 폐지결정이 내려지려하고 있다.

PD특파원 2명을 줄이겠다는 것은 PD특파원 제도 자체를 없애겠다는 결정이다. 그러면서 경영진은 현업이 제시한 PD특파원 존치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도 없었다. PD특파원은 콘텐츠 제작의 일선에서 그 역할을 다해왔다. 국제시사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많은 업무들을 처리하며 투입 비용 대비 그 효용성을 증명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단순히 비용 절감이라는 이유로 PD특파원에 대해 어떠한 제대로 된 평가도 없이 밀실에서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내년이 더욱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고 한다.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당연한 명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용을 줄여야 할 때 제작과 보도의 역량을 축소시키는 결정은 가장 마지막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경영진의 모습은 어떠한가? 당장의 손익계산서만 들여다보며 무엇이 선후인지 구분하지도 못한 채 비용 줄이기에만 급급하여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없애고 폐지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자신들의 결정이 가져올 엄청난 결과는 외면하고 있다. 당장은 비용을 줄이고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 모르나 이는 스스로 독배를 들이키는 결정이다. 경영진이 누누이 강조하듯 MBC는 콘텐츠 회사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 명품 콘텐츠는 단순한 구호와 독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의 투자와 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한다. 주변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회사가 살아남는 길은 스스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임을 경영진은 정녕 모른단 말인가? 지금 자신들이 벌이고 있는 작태들은 제작진의 의욕을 짓밟고 손발을 옥죄는 조치들임을 정녕 모른단 말인가?

우리는 정당한 평가를 도외시하고 이루어지는 PD특파원제도 폐지를 단호히 반대한다.

경영진은 단기 비용 축소 조급증에서 벗어나 미래를 내다보는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경영진은 하다 안 되면 떠나버리면 그 뿐이지만, MBC의 콘텐츠를 만들고 MBC를 지키는 것은 우리다. 경영진이 계속해서 MBC의 미래를 담보로 자신들의 안위를 꾀한다면 우리는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

2008년 12월 18일
시사교양국 PD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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