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1년, 독립지역민방 정착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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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1년, 독립지역민방 정착 기로에 서다
개국 1주년 토론회 … “신생매체 공정하게 경쟁할 발판 마련해줘야”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8.12.21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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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경인TV(사장 주철환)가 오는 28일이면 개국 1주년을 맞는다. 지역민영방송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국 네트워크 체제에 포함되지 않고 100% 자체 편성을 하는 OBS의 지난 1년은 녹록지 않았다. 광고매출 악화에 따른 경영난을 겪었고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러한 OBS의 1년을 평가하고 향후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9일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OBS 개국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후발주자인 OBS가 자생력을 갖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역외재송신 승인 보류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OBS 개국 1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다매체 경쟁 환경 하에서의 독립민영방송의 사회적 역할’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렸다. ⓒOBS

“역외재송신 보류는 방통위 직무유기”

강명현 한림대 교수는 OBS 활성화를 위해 역외 재전송을 통한 시장규모의 확대, 광고 단가의 합리적 조정과 같은 법과 제도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OBS는 광고 의존도가 높은 지역 독립방송사이지만 허가 권역이 인천과 경기도로 국한돼 있기 때문에 역외 재전송과 같은 별도의 정책적 배려가 없는 한 시장규모를 늘릴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방통위가 역외 재전송을 허용해 광고 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은 가장 효율적이고 실현가능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또 케이블을 통해 재전송되는 지역의 시청자수가 반영되지 않는 현재 광고 단가 책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OBS가 SO(유선방송사업자)를 통해 서울 일부 지역에 역외 재전송되고 있는 만큼 이 또한 시청자 규모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광고 단가는 OBS의 SA급 프로그램이 100만원인데 비해, SBS의 경우 1300만원에 달한다.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역외 재송신 문제를 미룬 것은 전형적인 방통위의 직무유기”라며 “(구 방송위원회가 허가한 재송신 문제를) 보류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실장은 또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광고 판매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현재 OBS의 광고판매는 영업 4국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신생매체인 OBS가 KBS, MBC, SBS와 동등한 입장이라고 생각해 독자적으로 4국에 할당한 것이냐”며 다른 영업국의 광고이익을 할당하는 방식 등을 제안했다.

“지역방송의 수도권 유통 창구 역할도 고려”

신성호 OBS 편성기획팀 PD는 외주제작 활성화의 일환으로 OBS가 지역방송사 프로그램의 수도권 유통 경로 역할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 PD는 “이렇게 된다면 지역방송사들도 수도권 시장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양질의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할 것이고, 서울에서 지역으로 일방 전달되는 문화의 흐름을 역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길 경기대 교수는 “프로그램 단가가 싸지 않겠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미드(미국드라마)나 일드(일본드라마) 가운데 적극적으로 시청률 나오는 것을 수급해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하주용 인하대 교수는 편성 전략의 변화를 제안했다. 하 교수는 “지역방송에서 SBS 종합뉴스가 끝나고 20분쯤 지역뉴스가 시작되는데 지역 시청자들은 이를 반드시 찾아본다”며 “OBS 뉴스도 이런 식으로 종합, 지역 뉴스의 구분을 해준다면 고정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도민주 공모 등 허가조건 이행도 중요

OBS의 경영문제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박종수 수원대 교수는 “1년간 수치상 경영적자도 문제지만 시도민주 공모 등 허가 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며 “이를 도외시하면 경기도민들은 무관심해진다. 신뢰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는 “OBS 허가 당시 지역 정체성 확립을 위해 시도민주 공모를 조건으로 포함시켰다”며 “OBS의 할 일은 경영수지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면서 어떻게 하면 ‘공익적 민영방송’을 실천할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의누리경영연구소 서진영 박사는 지역방송사로서 OBS의 ‘지역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OBS가 살아남으려면 전국방송이 돼야하고, 실질적으로 전국방송과 경쟁하려면 지역성을 차별화의 포인트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 박사는 “역외 재전송 문제가 해결됐을 때 경인지역의 지역성을 극대화한 방송은 다른 지역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대신 뉴스의 지역성을 강화하고 지역의 기업, 정치인, 사업자 등을 다룬 전국 방송을 제작해 내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수범 인천대 교수는 “경인지역 주민들도 OBS를 경인지역 방송이라 생각지 않는다”며 “우선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홍보전략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OBS 개국 1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다매체 경쟁 환경 하에서의 독립민영방송의 사회적 역할’은 19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 회의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주철환 OBS 사장, 최양수 방송학회장 등이 참석했고 김현주 광운대 교수가 총괄 사회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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