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인터넷을 만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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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 인터넷을 만날 때
[방송비평]
  • 승인 2000.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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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tv와 인터넷의 한 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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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나는 회사에 출근하면 바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퇴근할 때까지 모니터 앞을 거의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집에 오면 tv를 켜놓고 잠들 때까지 리모콘을 손에 쥐고 있다. 이제 인터넷과 tv는 가장 대중적이고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contsmark4|생활 필수품인 인터넷과 tv는 상호 경쟁관계에 있다. 인터넷은 tv의 막강한 컨텐트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tv는 인터넷의 열풍에 자칫 매체 부분 최강의 자리를 놓칠까 전전긍긍한다. 실제로 공중파 방송사들은 인터넷 방송으로의 진출에 매진하고 있고, 인터넷은 tv 시청자들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tv를 보고 tv를 통해 인터넷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결국은 인터넷과 tv가 결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인터넷으로 tv를 보건, tv로 인터넷을 하건 인터넷과 tv는 한 살림을 차리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둘이 만났을 때의 폭발적인 힘은 가히 짐작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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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tv의 인터넷을 향한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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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먼저, tv는 인터넷 열풍에 무임승차하는 손쉬운 방법을 놓치지 않았다. 프로그램 내용과는 상관없이 프로그램 제목에 "닷컴", "접속", "클릭" 등 인터넷 용어를 마구 집어넣거나 사이버 캐릭터와 모니터 화면을 차용하여 분위기만 한껏 내고 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는 tv가 인터넷을 흉내내려는 초보적인 행태라고 할 수 있다.
|contsmark11|인터넷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 tv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다.
|contsmark12|교육적인 또는 교양적인 시각에서 인터넷 소식과 인터넷 문화를 다루는 인터넷 정보 프로그램, 그리고 연예오락의 시각에서 인터넷을 도구로 활용하는 인터넷 오락 프로그램으로 나눠보자.
|contsmark13|전자의 경우에는 <웹매거진>(kbs2), <인터넷이 생활을 바꾼다>, <클릭 쿨사이트>(이상 ebs), 후자의 경우에는 <웹투나잇>(mbc), <토커넷 쇼>(sbs)가 해당된다.
|contsmark14|전자의 인터넷 정보 프로그램들은 방송의 오랜 노하우를 잘 살려 충실한 정보와 다양한 분석을 제공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인터넷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들이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사회의 한 현상 또는 문화, 어쩌면 유행이라는 시각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tv와 인터넷의 궁극적인 결합을 위한 사전 단계로서는 소극적인 시도라고 봐야 한다. 인터넷을 대상으로 만드는 프로그램보다는 인터넷을 활용하여 만드는 프로그램이 이 글에서는 더욱 중요한 관심사이다. 이런 의미에서 새로운 실험과 방법을 도입하고 있는 인터넷 오락 프로그램들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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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7|사이버는 오직 사이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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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0|<웹투나잇>은 인터넷 정보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오락의 성격이 훨씬 강하다. 이 프로그램의 간판 코너이자 야심작은 "리얼 타임 100시간을 견뎌라"이다. 외부 세계와는 차단된 사이버 공간에서 집단 합숙을 하며 인터넷만을 도구로 목표를 달성한다는 컨셉이다. 현실 속에 파고든 사이버 세계의 영향력과 가능성을 점쳐본다는 의미에서 꽤 흥미로운 코너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활용하여 고립된 세계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인터넷을 통해 리얼타임으로 중계되지 못하고, tv 카메라를 통해 철저히 연출됨으로써 오히려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인터넷을 겉으로 내세우면서도 결국 소외시키는 연출은, 근본적으로 사이버 세계를 현실과 동떨어진 가상공간으로만 인식하는데서 기인한다. 인터넷은 인간을 확장시키는 매체이지 신기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전체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전문가 부재와 백화점식 나열로 누구와 무엇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인지 모르는 정체불명인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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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한 발 앞서가는 구태의연한 오락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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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6|<토커넷쇼>는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토크쇼 형식이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과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노골적인 홍보와 간접광고, 진행자의 부족한 자질, 쓸데없는 말장난, 여성에게 성적 모멸감을 주는 언행 등 저질 오락프로그램의 고질적 악덕을 답습하고 있다. 그러나, 생방송으로 인터넷과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tv 화면 하단에 마치 웹브라우저처럼 채팅창이 뜨고 넷경매, 돌발 투표가 이뤄지는 것은 그것이 요식 행위처럼 보일지라도 시청자와 네티즌의 경계를 허물고 시청자(네티즌)들의 실시간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진보적이다. 미래의 tv와 인터넷의 동거 가능성이란 관점에서 볼 때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여 tv와 결합시키는 시도는 분명 한 발 앞서나가는 야심찬 시도이다.
|contsmark27|이제 우리 나라는 인터넷 초보단계를 훌쩍 뛰어넘었다. tv에서도 인터넷을 다룰 때, 계도적 차원의 인포머티브한 프로그램이나 외피만 그럴싸하게 두른 채 인터넷과 무관한 인터넷 프로그램의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터넷 프로그램들의 홈페이지 메뉴가 "서비스 준비 중"인 경우가 많은 걸 확인해 보라) 인터넷과 tv의 뜨거운 결합을 목표로 보다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준비하는 즐거운 실험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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