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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통신]

|contsmark0|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시청률지상주의가 일본에서는 훨씬 악성이다. 일본 친구와 대화중에 우연히 나가시마시게오 감독(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야구 구단 요미우리자이언츠의 감독이다) 얘기가 나왔다. 친구는 나가시마의 열광적인 팬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사귀어왔지만, 지금까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한 번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잖아"라고 묻자 친구는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일본에 나가시마 팬 아닌 사람이 있나? 일일이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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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일본에는 프로야구 구단이 모두 12개 있고, 보통 하루에 여섯 시합이 열린다. 그런데, 평일날 방송되는 프로야구중계는 거의 자이언츠 시합뿐이다(전국방송의 경우). 또 밤에 방송되는 스포츠 뉴스의 메인 테마는 대부분이 자이언츠가 졌느냐 이겼느냐 하는 것이다. 시간뿐만 아니라 보도자세 또한 완전히 일방적인 자이언츠 편들기다. 무심코 tv를 보고 있는 보통 사람들은 어느 사이에 자이언츠의 팬이 되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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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어느 날 요미우리 자이언츠 대 주니치 드래건즈의 시합을 다룬 테레비 아사히의 스포츠 뉴스. 이날의 시합은 나가시마 감독의 투수기용 미스 때문에 주니치가 4-3으로 역전승을 거둔 시합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나가시마 감독의 작전이 서툴렀다는 점을 지적하고, 주니치의 끈기가 승리의 요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평가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터이다. 하지만 끝까지 이 시합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은 없고 오로지 "자이언츠 힘내라"라는 식으로 뉴스는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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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아사히만이 아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같은 그룹회사인 니혼 tv는 너무도 당당하게 철저한 자이언츠 편중보도를 하고 있다. 자이언츠와 아무런 관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이언츠 시합의 중계권도 없는 다른 방송사들까지 하나같이 자이언츠에 편중된 보도를 하고, 그것이 허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시청률 지상주의가 원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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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자이언츠 선수로 현역시절 때부터 카리스마적 인기를 누려온 나가시마 감독이 이끌고 있는 자이언츠팀의 인기는 예로부터 높았다. 그걸 빌미로 일본의 민방들은 "야구팬의 수요"라는 대의명분하에 자이언츠에 편중된 보도를 계속해 왔다. 일일이 인기 없는 구단의 실력있는 선수를 발굴해서 취재하느니 보다는 그 편이 훨씬 프로그램 만들기도 편하고 시청률을 얻기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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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그 결과 필연적으로 다른 구단의 선수보다 자이언츠 선수의 지명도는 높아진다. 현역에서 물러난 뒤에도 자이언츠 선수는 실력 여부와 관계없이 높은 지명도만으로 야구해설자나 리포터가 되어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타구단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자이언츠ob가 tv방송에서 해설자와 리포터로 활약하다 보니 자이언츠에 편중된 보도는 더욱 더 심해진다. 악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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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인기구단인 자이언츠에만 스포트 라이트를 비추는 일본 tv방송사들의 스포츠뉴스를 보다 보면 문득 두려운 생각이 든다. 이런 식의 보도자세가 프로야구 뉴스에만 머무른다면 또 모르겠지만, 다른 데에도 파급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contsmark19|스포츠 뉴스에 반영되어 있는 일본 tv방송의 뒤틀린 얼굴, 그 배경에 있는 거의 맹목적인 시청률 지상주의가 있다. 경쟁의 압박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환경속에서 한국의 tv방송사들이 늘 되돌아보고 경계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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