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에 글로벌 미디어그룹들도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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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 한파와 경기 불황의 여파로 미국의 미디어 시장도 잔뜩 얼어붙은 모습이다. 지난 12월 4일 <엠티비네트워크>와 <파라마운트>등을 소유한 <바이아컴>(Viacom)이 조직 개편을 명목으로 전체 인원의 7%를(약 850명) 정리해고 하고 임원들의 내년 임금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 NBC 〈투나잇 쇼〉의 진행자 제이 레노. 〈사진제공=NBC〉

이어 8일에는 <시카고트리뷴>, <LA타임즈>등을 비롯 20개 이상의 로컬 TV 방송국을 소유한 굴지의 미디어 기업 <트리뷴>이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부동산 재벌 샘 젤(Sam Zell)은 80억 달러 이상을 들여 야심 차게 <트리뷴>을 인수했지만 1년 만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NBC유니버셜>도 내년 지출을 5억 달러 줄이기 위한 계획에 착수했고 이에 따라 이미 <NBC>의 자회사이자 미국 최대 스패니시 TV <텔레문도>의 직원 5% 정도가 감원되었다.

영화 쪽에서도 지난달 <쏘우>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라이온스게이트>가 직원 8%를 감축했으며 <월트디즈니> 또한 4분기 수익이 13%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대규모 구조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즈>를 소유하고 있는 <뉴욕타임즈 컴퍼니>도 현금 유동성 악화 등에 대비해 2억 달러 이상의 대출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포브스>, <타임워너>등 대부분의 거대 미디어 기업들이 감원이나 지출 감축 등을 통해 몸을 사리고 있다.

로컬 미디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소규모 지역 신문들은 불황의 여파로 인한 광고수입 감소에 몸살을 앓고 있고 지역 방송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19일에는 NBC 계열의 지역 방송국 <WWBT>가 자사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던 스포츠 캐스터와 앵커, 기자 등을 포함한 7명을 해고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황의 여파로 이유로 2009년 TV시장 광고 매출액이 7~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나마 2008년을 지탱해주던 호재들 ?베이징 올림픽, 대통령 선거-이 사라졌고 지난 몇 년간 각종 매체에 막대한 광고비를 지불하던 자동차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 TV 시장에서 자동차 부문의 광고매출이 17% 정도 떨어졌으며 부도 위기에 직면한 미 자동차 제조사들은 심지어 내년 광고비용의 40% 이상을 삭감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소매업 분야의 광고매출도 15~20% 정도 줄었고 <리먼브러더스>를 필두로 <와코비아>, <시티그룹> 등 금융회사 전반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위기감으로 인해 금융업계 전반으로부터의 광고 수입도 줄어들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들은 내년 2월 시행 예정인 디지털 방송을 기점으로 서비스의 다양화와 인터넷, 모바일 등의 이머징 미디어를 통한 수입구조의 다각화 등을 통해 현 위기를 극복해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뉴욕=손동찬 통신원/ The New School University Media studies 석사과정

또한 제작비 절감과 경영 혁신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는데 최근 NBC가 <투나잇 쇼>의 진행자 제이 레노의 새 프로그램을 프라임 타임에 배치함으로써 제작비 절감 효과와 함께 디지털 녹화기기 등으로 무너져 가고 있는 TV시청의 패러다임에 대한 새로운 보완책으로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공룡 같은 몸집으로 진화한 미국의 거대 미디어 기업들이 불황이라는 빙하기를 어떻게 견뎌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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