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새해가 밝았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불안은 여전하다. 그래서일까. 넉넉하진 않았지만 인간미가 있던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EBS <리얼실험프로젝트X>는 1970년대 생활을 체험해보는 실험을 3주간 실시했다. 모두가 힘들었지만 ‘정’을 느낄 수 있었던 그 때, 각박한 현재를 사는 우리가 그 시절로 돌아가 생활해본다면 과연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까.
하지만 당장 1970년대 서울을 재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재개발 열풍으로 6~70년대 가옥들은 대부분 철거했거나 개조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제작진은 결국 10여일을 찾아 헤맨 끝에 마포구 염리동에 적당한 집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70년대식 소품과 의상을 준비하는데 제작진은 또 2주 이상의 공을 들였다.
1970년대를 경험하겠다고 나서 지원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70년대를 ‘잘 아는’ 윤화섭(48), 우상문(50) 부부는 전혀 불편함 없이 당시 생활에 적응했다. 1970년대 초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생활전선에 뛰어든 부부는 “당시엔 고생스러웠지만 지금은 추억이 된 그 시절을 경험하고 싶어” 실험에 지원했다.
초등학생 두 아들을 둔 정영진(42), 진은자(35) 부부에게 70년대는 어렴풋한 기억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자 참가한 정씨 부부는 “어린 시절 경험이 있기 때문에 70년대 생활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는 달랐다. 석유곤로에 불을 붙여 밥을 해먹는 것부터 손빨래까지 모든 것이 불편하게만 느껴졌던 것. 실험을 시작하며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좋아했던 아이들도 점점 컴퓨터와 게임기가 없는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1970년대 이후에 태어난 대학생 염가혜(22)와 김은주(22)씨에게 옛날식 집 구조와 각종 소품은 신기하고 재밌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추운 마당에서 밥을 하고 세수하는 불편함은 점점 그들을 지치게 한다. 또 개인적인 생활에 익숙한 그들에게 공동 화장실은 가장 큰 골칫거리로 다가오는데.
2009년 서울에서 9명의 실험자들이 재현한 1970년대식 생활. 흥미진진한 과거로의 여행을 <리얼리얼실험프로젝트X>에서 만나 볼 수 있다. 1월 6일, 13일, 20일 오후 7시 50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