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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BS는 ‘MB악법’을 외면하고, ‘정권의 나팔수’로 되돌아 갈 것인가. KBS가 ‘이명박 방송’이 된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민언련, 진보신당 등 시민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민생민주국민회의(이하 국민회의)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KBS 보도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KBS 뉴스에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는 사라지고, 대통령의 동정보도나 정부에 대한 무비판적인 ‘홍보성’ 기사가 늘어나는 등 ‘변질’했다고 지적했다.

KBS의 ‘변질'은 이뿐이 아니다. 작년 12월 초 한나라당의 미디어 악법에 대해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제일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방송협회만이 지금껏 성명서 한 장을 못 내고 있다. 이유인즉슨 KBS가 입장 표명에 동참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무슨 눈치를 보는 것인지 KBS는 아직도 자체 논의중이라는 얘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제야의 종 방송 불공정 시비가 불거졌다. 국민회의는 “시민들이 ‘이명박 퇴진’ ‘악법 반대’를 외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면서 “KBS는 새해 첫날 메인뉴스에서 정부 비판 목소리를 외면해 국민의 분노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KBS의 최근 행보에 대한 누적된 불신으로 인해 의혹과 시비가 눈덩이처럼 더 커졌다고 본다.

보다 못한 권영길 의원이 KBS 노조원들에게 공개 편지를 보냈다. 그는 “지금은 공정언론 쟁취투쟁을 위해 KBS 노조원들이 나설 때”라고 호소했다. 언론노조 출범 이래 현장에서 방송 노조원과 늘 함께 한 권의원의 ‘우정어린 설복’이다. 다행히 새로이 출범한 KBS 노동조합이 사태의 본질을 직시하며 전열을 추스르고 있다고 한다. KBS 신임 집행부의 건투를 충심으로 기대한다. KBS 구성원들은 과거 ‘정권의 나팔수’였던 KBS가 국민들에게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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