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문제는 홍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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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문제는 홍보가 아니다
[사설]
  • PD저널
  • 승인 2009.01.1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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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수의 절대적인 우세를 믿고 미디어악법 등 85개 법안의 직권상정을 획책하던 한나라당의 기도는 일단 저지되었다. 회의장 봉쇄, 해머, 소화기, 점거농성, 끌어내기 등으로 점철된 연말연시의 국회 모습은 외신으로부터 조롱을 받는 등 나라의 위신을 톡톡히 추락시켰다. 여야는 일단 쟁점 법안을 ‘합의 처리에 노력’하기로 하는 등 갈등을 봉합하고 2월 임시국회까지 각개약진 수면하 모색에 들어갔다.

상황이 이쯤 됐으면 정부 여당은 민의를 겸허히 수렴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쟁점 법안의 문제가 무엇이고 야당과 국민들이 왜 반발하는지를 점검해야 마땅하다. 특히 미디어악법의 경우 신문사, 대기업에 지상파 진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 이전의 입장이 어떻게 표변했는지를 설명해야 하고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입장을 철회해야 한다. 더 이상 신방겸영이 세계적 추세니 일자리를 몇 만 개 창출한다느니 하는 거짓말을 그만두어야 한다.

▲ 한승수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에서 설 연휴 전 언론관계법 등 쟁점법안에 대한 적극 홍보를 강조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홈페이지
유감스럽게도 돌아가는 모양새는 그렇지 않다. 정부 여당은 법안의 실패가 대국민 홍보부족 때문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전국을 돌며 신년하례회를 겸한 쟁점 법안에 대한 정책설명회에 나섰다. 또 총리까지 나서 법안의 당위성을 강변하고 있다. 그런데 미디어악법이 ‘경제살리기 법안’이라는 점이 홍보의 포인트라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문제의 해결은 문제의 올바른 인식에서 출발한다. 미디어악법의 문제는 홍보 부족이 원인이 아니다. 이는 미디어 논리도, 경제 논리도 아닌 정치적 이익을 위해 무리하게 법안을 관철하려는 정부 여당의 그릇된 야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광고홍보계에 전해오는 격언으로 “가장 좋은 홍보는 제품 자체의 진실이다”는 말이 있다. 정부 여당은 지금이라도 미디어 법안에 대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문제는 홍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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