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이 2일 오후 4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 IPTV법, 신문법 개정안 등 15개 쟁점법안에 대해 직권상정에 나설 예정이다.
허용범 국회 대변인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 방송법 개정안을 포함한 15개 쟁점법안에 대한 심사기일을 지정, 여야가 이날 오후 3시까지 이들 법안에 대한 심사를 마칠 것을 요구했다.
김 의장은 심사기일지정에 앞서 성명을 발표하고 “국회가 극단적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중재 노력까지 벌였지만, 여야는 대부분의 이견을 해소하고도 최후의 쟁점인 일부 미디어 관련법의 처리 시한과 방법에 대해 합의하지 못해 그간의 모든 협상이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심사기일지정의 불가피함을 설명했다.
김 의장은 “사실상 남은 쟁점은 일부 미디어 관련법의 처리 시한과 방법을 법안에 명기해 달라는 여당의 입장 뿐”이라면서 “지정된 심사기간 내에 극적인 타협을 이뤄 성숙된 국회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도록 야당이 다시 한 번 생각해 주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여당은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방송법과 관련해 본회의 표결에 앞서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수정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방송법 개정안 중 대기업의 지상파 참여 지분 0% 수정은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결단할 경우 한나라당이 즉각 취하겠다고 약속했던 조치로, 사실상 김 의장이 한나라당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이로써 지난 1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3시간여에 걸쳐 김 의장의 중재로 여야 3교섭단체가 도출해 낸 잠정합의안은 휴지조각이 됐다.
여야는 잠정합의안에서 디지털전환특별법·저작권법은 4월에 우선 처리하고, 방송법·신문법·IPTV법·정보통신망법 등은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어 4개월 간 논의한 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김 의장 스스로 제안했던 중재안을 한나라당의 반발로 철회한 모양새가 된 것에 대해 허용범 대변인은 “정치적 해석은 언론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구체적 입장 표명을 피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여야 대표가 체결한 잠정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중재안을 제시한 김 의장에 대한 탄핵론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