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언니역할,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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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BS ‘아름다운 밤, 우리들의 라디오

▲ EBS <아름다운 밤, 우리들의 라디오> DJ 한희정 ⓒ파스텔뮤직
홍대 인디신 ‘더더’ 한희정이 EBS FM라디오(104.5MHz) 〈아름다운 밤, 우리들의 라디오〉(매주 월~토 오후11시, 이하 아우라) DJ로 발탁됐다. 지난 2일 첫 방송 이후 청소년층으로부터 시나브로 입소문을 타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성문제, 성적문제, 친구와의 갈등, 부모님과의 다툼 등 십대에 밤잠을 설쳤을 고민들이 〈아우라〉의 인터넷 게시판을 가득 채운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나온 프로그램이라 반갑기 그지없다.

문득문득 타사의 ‘라디오의 향기’도 묻어난다. 나란히 ‘라디오키드’ 세대인 한희정과 담당 프로그램 손희준 PD가 만들어가는 〈아우라〉 ‘뽐내SHOW’에선 〈별이 빛나는 밤〉의 ‘별밤 뽐내기’가 체취가 스며 나온다. 청소년들의 일상을 직접 들어보는 ‘○○야, 오늘 뭐 했어?’에서는 〈FM인기가요〉 DJ 소유진이 남성 팬을 녹이는 ‘자기야, 듣고 있지’ 같은 ‘필살기’가 꽂힌다.

“언니 목소리 너무 예뻐요”라는 칭찬에 한희정은 “에이, 가수잖아요”라고 능글맞게 응수할 만큼 그도 이제 서른을 넘겼다. 나이를 먹은 탓에, 청소년 때 나지 않던 성인 여드름도 입가에 난다며 기자에게 ‘냉큼’ 보여준다. 그래도 여전히 이십대 초반의 외모를 한 앳된 얼굴이다. 나이 들지 않는 ‘피터팬’이라고 하면 어울릴까.

청소년 프로그램을 다년간 연출한 손희준 PD는 청소년 문제에 누구보다도 집중한다. 그는 “언젠가 한 번 서울시내에 나가 청소년들을 인터뷰했는데 70%가 넘는 친구들이 펀드매니저 등 경제관련 직업을 갖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걸 보고 많이 놀랐다”며 획일화 된 꿈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 EBS <아름다운 밤, 우리들의 라디오> DJ 한희정 ⓒ파스텔뮤직
이에 대해 한희정은 “제작진들이 EBS에 근무하고 있어서 그런지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이 덜 힘들까’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남들보다 더 고민한다”며 이들을 추켜세웠다. 그는 “공부라는 게 지나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그 당시에는 그게 전부라서 큰 고통으로 다가오니까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면서 “어떻게 하면 이 친구들을 재밌게 하고 충전도 할 수 있고, 휴식도 좀 줄 수 있을까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섭외과정은 어땠을까. 의외로 간단했다. 아니, 특이했다. “숨은 진주를 발견한 느낌”이라는 담당 PD는 미니홈피에서 ‘쪽지’를 보내 섭외했다. 그리고 본 방송 1주일 전에 리허설을 해보고, 곧바로 봄 개편에 투입했다.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손 PD는 “첫 파일럿을 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해서 안심했다”면서 “희정씨랑 적어도 5년은 같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 PD는 “밀려있는 신청곡이 150곡이고, 전화 대기자가 100명이 넘고, 2개도 안 오면 어쩌나하고 걱정했던 문자메시지가 892개가 와서 이만하면 성공했다”고 첫 방송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돈 안내는 단짝친구와의 시시콜콜한 문제서부터 패션잡지 에디터가 “뿔테안경을 쓴 남자 애들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알려주는 코디방법까지. 십대들이 알고 싶은 이야기를 〈아우라〉에 모두 담으니 어찌 주파수를 고정하지 않을 수 있으랴.

하지만 한희정은 “자리에 적응을 하고 나서 분석을 해봐야 된다”며 “조금 더 진행을 해보면 구체적으로 뭐가 더 필요하고 버려야 하는 게 정리가 될 것 같아 아직은 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겸손을 표했다.

요조·타루·뎁 등과 함께 ‘인디 얼짱 4인방’으로 불리는 한희정은 지난해 1집 〈너의 다큐멘트〉를 내놓으며 솔로 활동을 시작했고, 오는 5월 미니 앨범(EP)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또 뮤지션들의 사랑을 다룬 영화 〈춤추는 동물원〉에 ‘몽구스밴드’의 보컬 몽구스와 함께 주연으로 출연,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이렇게 욕심 많은 한희정. DJ로서의 활약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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