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재기] SBS 특집 다큐멘터리 <히말라야의 사나이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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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봉 "K2"로 가는 길

|contsmark0|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부 거점 도시 스카르도로 가는 비행기는 말만 잘하면 조종석에서 히말라야의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contsmark1|기장은 저게 낭가파르밧, 반대편으로 멀리 보이는 게 k2, 브로드피크라고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contsmark2|비행기로 한 시간이지만 차로 가면 24시간을 달려야 스카르도에 도착할 수 있다.
|contsmark3|물론 차편을 이용하면 북쪽으로 중국과 이어지는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지나면서 인더스강 주변의 풍광과 크고 작은 도시와 주민들의 생활상을 구경할 수 있다.
|contsmark4|대신 불편한 좌석에서 폭염과 먼지에 시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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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스카르도에서 캐러밴이 시작되는 아스콜리(2800m)까지는 지프차로 가야한다.
|contsmark13|지프차는 빙하가 녹아 내리면서 급류를 이룬 협곡을 하루 종일 달린다.
|contsmark14|천길 낭떠러지를 끼고 꼬불꼬불하게 이어진 험난한 산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손에 진땀이 나고 파키스탄 운전사의 솜씨에 절로 감탄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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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7|나무가 없는 황량한 산이라 어쩌다가 헬리콥터가 지나가면 그 진동으로 돌과 흙더미가 도로로 굴러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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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0|그럴 땐 뒤칸에 타고 있던 현지인들이 차에서 내려 위에서 돌이 떨어지는가를 감시하면서 차를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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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8|절벽 위를 바라보면서 포터들이 앞서서 달려가는데 돌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까 지프차도 사정없이 밀어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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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1|멀리서 보면 마치 사람들을 외길에 몰아놓고 치어 죽일 것같이 몰고 가는 형국이다.
|contsmark32|거의 200m를 전력 질주해 위험지대를 빠져 나오면 포터들의 숨은 턱까지 차 오른다.
|contsmark33|무임승차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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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6|군데군데 도로가 유실되고 다리가 끊겨 두 번이나 지프차를 갈아타다 보니 이틀만에 아스콜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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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1|캐러밴은 하루에 보통 6시간에서 8시간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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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4|물론 이건 등반대나 포터들에게 해당되는 얘기고 나의 경우 매일 10시간 이상 걸어야 했다.
|contsmark45|캐러밴 이틀만에 무릎 관절에 이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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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8|특히 오른 쪽 무릎은 굽히면 통증이 너무 심해 내리막길만 만나면 기어갈 수밖에 없었다.
|contsmark49|걷는 것도 고역이지만 정말 견딜 수 없었던 건 불면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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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7|매일 10시간이상을 걸었으니 몸은 파김치가 된 상태, 그런데도 잠자리에 들면 잠이 통 오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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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0|캐러밴을 하는 동안 하루에 두 시간 이상 잔 날은 하루도 없었다.
|contsmark61|7월7일 마침내 고도 5150m k2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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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4|6월27일 서울을 떠난지 10일만에 그렇게 보고 싶던 세계 제2봉 k2 앞에 섰다.
|contsmark65|가슴이 벅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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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8|고통을 참아내고 방향만 바로 잡으면 좀 늦더라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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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3|처음 집사람한테 히말라야를 간다고 하니 반대가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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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6|건강도 좋지 않으면서 그 험한 곳에 왜 가느냐, 다른 사람이 가면 됐지 꼭 내가 가야 하느냐며 결사반대였다.
|contsmark77|나는 내가 생을 마감할 때 k2를 보고 죽는 것과 마냥 그리워하다 한번도 보질 못하고 죽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설득했다.
|contsmark78|좀 과장된 표현일지 몰라도 그건 대체로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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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1|그만큼 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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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4|그 갈망의 근저에는 pd로서의 결벽증이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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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0|사실 나는 히말라야의 사나이를 9편이나 만들면서 등반현장에 한번도 따라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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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3|연출자로서 현장 사정도 모르면서 편집을 하고 대본을 쓴다는 게 늘 마음에 걸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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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6|이번 원정을 통해 그 부담감을 어느 정도 덜게 되었다.
|contsmark97|k2로 가는 길은 앞으로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되새김질하고 싶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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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0|끝으로 그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허락한 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혹시나 중도에 포기할까 캐러밴 내내 노심초사한 박영석 등반대장과 등반대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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