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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지배하는 ‘세계 방송’

|contsmark0|우리나라 사람이 tv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시청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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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시청률이 높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일찍 막을 내리고 만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담당 pd의 경우 다음 번 개편 때 살아남기 힘들어 제작자들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그야말로 혈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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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시청자도 ‘시청률’이 지배하는 방송환경에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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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흔히 시청형태 조사를 하면 즐겨보는 프로로 다큐멘터리는 상위권에 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contsmark10|많은 사람들이 다큐물을 즐겨본다고 하지만 정작 다큐멘터리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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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이유야 어찌됐건 우리의 시청자들 또한 좋은 프로그램을 보는 데 있어 게으르다.
|contsmark14|“방송사는 맨날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프로그램만 만드냐”고 항변하지만 정작 좋은 질의 프로그램을 만들면 봐주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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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7|이 때문에 좋은 질의 프로그램이라도 시청률이 높지 않으면 이내 폐지되고 결국 시청자들은 좋은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기회마저 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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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0|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은 ‘선’이고 낮은 프로그램은 ‘악’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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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그런데 이런 시청률 지상주의가 방송 선진국에서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9월22일자 국내 한 일간지는 ‘bbc도 시청률에 무릎꿇나?’라는 기사를 내보내 흥미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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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6|내용인즉슨 그렉 다이크라는 bbc 사장이 지난달 말 “내년부터 bbc 1의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9시 뉴스’를 10시로 옮긴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영국에서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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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9|좀더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렇다.
|contsmark30|bbc는 최근 ‘9시 뉴스’의 시청률이 낮아 고전을 면치못하자 뉴스를 1시간 미루는 대신 이 시간에 시청률이 높은 코미디나 드라마를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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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2|국내 일간지는 이 기사를 전하면서 bbc가 프라임 타임대에 보다 많은 시청자를 끌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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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5|bbc ‘9시 뉴스’의 강력한 경쟁 프로인 민영방송 ltv의 ‘10시 뉴스’가 밤 11시로 시간대를 옮겼기 때문에 이 시간대 시청자를 흡수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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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8|얼마전 우리 방송에서도 몇몇 좋은 프로그램이 낮은 시청률 때문에 일찍 막을 내린 경우가 있다.
|contsmark39|sbs 월화드라마 <도둑의 딸>은 최근의 드라마가 청소년 취향 일색인 가운데 중년 연기자의 감칠맛 나는 연기력을 바탕으로 달동네 서민들의 일상을 소박하고 정감있게 그려 방송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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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2|그러나 이 드라마는 평균 10%에 그친 시청률 때문에 애초 계획보다 16회나 짧은 34회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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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5|이에 앞서 방영된 kbs 미니시리즈 <바보같은 사랑>도 전문가들의 호평과는 달리 시청률이 방송내내 5%에 머무르는 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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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8|문제는 앞으로도 시청률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 방송의 현실이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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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1|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 높은 광고료를 받는 방송광고 탄력요금제가 올해 초부터 시행되고 있고 현재 논의 중인 민영미디어렙이 설립되면 급격한 광고료 상승을 유발할 것이 예상되며 이 때 시청률은 광고료 산정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시청률이라는 괴물을 떨쳐내기에 아무래도 버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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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4|방송역사가 오래된 영국에서조차 간판 프로그램이 시청률로 인해 곤혹을 치르는 현실, 시청률이라는 괴물이 양질의 프로그램을 마구 먹어치울 때 시청자들이 편식으로 인해 영양실조에 걸릴 것은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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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7|좋은 프로그램을 만나기 위해 시청자들은 시청률이 높지 않아도 우리의 정서와 문화를 살찌울 프로그램을 애써 찾는데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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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0|물론 여기에는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제작자의 노력과 ‘시청률’을 좋은 프로그램의 잣대로 들이대지 않는 방송사 경영진들의 노력이 어우러져야 함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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