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smark0|매일같이 쏟아지는 수많은 신문에는 저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의 ‘방송비평’ 난이 빠지지 않는다. |contsmark1| |contsmark2| |contsmark3|‘누구누구의 tv꼬집기’ ‘tv 읽기’ ‘미디어비평’ ‘tv 유감’ 등 새로 방송비평란을 만들려면 어떤 꼭지이름을 지을지부터 고민해야할 판이다. |contsmark4| |contsmark5| |contsmark6|그만큼 방송이 우리의 삶과 밀접해 있음을 신문의 방송비평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다. |contsmark7| |contsmark8| |contsmark9|반면에 방송의 신문비평은 아직까지 우리 현실에서는 낯설다. 한 공영방송사의 교양프로에서 맛베기 형식의 신문비평란을 만든 것이 고작이다. |contsmark10|얼마전 또다른 공영방송사에서 매채비평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노사가 합의했지만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contsmark11| |contsmark12| |contsmark13|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매체비평 프로그램으로 인해 방송과 신문이 한판 싸움을 벌일지 모른다는 방송사 경영진의 ‘걱정’ 때문이란다. |contsmark14| |contsmark15| |contsmark16|이렇듯 신문에 대한 방송의 조심스런 몸 낮추기로 인해 상대적으로 신문의 방송비평은 무척이나 자유로워 보인다. |contsmark17| |contsmark18| |contsmark19|신문에 있어서 방송은 일종의 먹이감이나 다름없다. |contsmark20| |contsmark21| |contsmark22|얼마전 방송의 선정·폭력성 문제가 신문을 온통 도배하다시피 한 적이 있다. 당시 지금은 사퇴한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의 방송 프로그램 선정성 엄단 발언이 나온 뒤 신문은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 방송의 선정성 극에 달해, 방송 선정성 어제 오늘의 일 아니다”라는 식의 기사를 쏟아냈다. |contsmark23| |contsmark24| |contsmark25|물론 이러한 기사가 실린 신문 연예면에는 버젓이 알몸에 가까운 연예인 사진도 함께 실려 있어 어리둥절했던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contsmark26| |contsmark27| |contsmark28|어쨌거나 그 때, 각종 신문들은 우리 방송의 선정성이 심각한 것이 사실이고 그 이유는 시청률 지상주의가 판치는 풍토 때문이라며 한결같이 지적했다. |contsmark29| |contsmark30| |contsmark31|그렇다면 시청률이 방송을 지배하는 데 있어서 신문의 역할은 어떠한가? |contsmark32| |contsmark33| |contsmark34|세계일보는 9월18일치에 ‘올림픽 성화점화 순간 시청률 45.3%’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contsmark35| |contsmark36| |contsmark37|한 시청률 조사기관의 조사결과를 인용한 이 기사는 15일 밤 9시10분쯤 방송3사가 동시 방송한 개막식 성화 점화 순간 시청률은 kbs1이 23.5%, mbc 16.1%, sbs 5.7%라며 방송사별 시청률 차이도 덧붙였다. |contsmark38| |contsmark39| |contsmark40|똑같은 내용을 세 개 방송사가 동시에 중계하는 마당에 방송사별 시청률 차이가 무에 그리 중요한 것일까? |contsmark41| |contsmark42| |contsmark43|9월22일치 대한매일에는 ‘수목드라마 sbs 선두 질주’라는 기사가 눈에 띈다. |contsmark44| |contsmark45| |contsmark46|9월 들어 방송사가 월화드라마와 수목드라마를 새로 내놓으면서 초반 시청률 주도권을 누가 잡았느냐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기사내용을 자세히 보면 더 가관이다. |contsmark47| |contsmark48| |contsmark49|mbc와 kbs2가 맞붙은 월화드라마 시청률과 sbs와 mbc가 역시 맞붙은 수목드라마의 시청률 차이를 비교하면서 시청률 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는 것에 그칠 뿐 별다른 평이 뒤따르지 않는다. |contsmark50| |contsmark51| |contsmark52|방송사의 시청률 관련 보도는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다. |contsmark53| |contsmark54| |contsmark55|9월26일 조선일보는 ‘뉴스프로 kbs 독주…mbc 부진 눈에 띄네’라는 기사에서 “시청률 경쟁은 선정·폭력적 저질 프로그램을 부추키는 양날의 칼”이라고 지적한 뒤 kbs와 mbc의 각종 뉴스 시청률을 표로까지 비교 분석해 놓았다. |contsmark56| |contsmark57| |contsmark58|더구나 시청자들의 드라마 선호는 누구도 말리지 못한다며 종합 시청률 10위권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contsmark59|신문이 보도하는 ‘시청률’기사에는 ‘경쟁’외에 아무것도 없다. |contsmark60| |contsmark61| |contsmark62|왜 신문들은 한결같이 매주 나오는 시청률 조사 결과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일까? |contsmark63|어떤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높으니 모든 국민들이 그것을 보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일까? |contsmark64|행여 인기 프로그램을 못본 사람이 대화에서 소외될까 걱정돼 친절히 알려주는 것일까? |contsmark65|아니면 전날 방송된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신문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contsmark66|시청률이 우리 방송 프로그램을 멍들게 한다는 것을 지적하면서도 시청률 관련 자료만 나오면 냅다 먹이감 채듯 가져가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우리 신문은 방송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는 것일까? |contsmark67| |contsmark68| |contsmark69|새삼 궁금해진다. |contsmark70||contsmark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