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선임자 노조, 매국노와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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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정면 대응 선언

MBC의 선임자 노조인 공정방송노조(위원장 정수채, 이하 공방노)가 MBC를 비방하는 단체에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엄기영 사장 등 경영진 사퇴를 주장하자 MBC 노조가 마침내 정면 대응에 나섰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이근행)는 14일 ‘우리는 선임자노조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제 선임자 노조와 분명한 선을 긋고자 한다”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일터를 더 이상 짓밟지 못하도록 단호히 응징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MBC본부는 “선임자노조는 그동안 ‘공정방송노조’라는 탈을 쓰고서, 공영방송MBC의 명예에 근거 없이 먹칠을 해댔고, 조·중·동을 불러 모아 적들에게 공개적으로 머리를 조아리는 등 파렴치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오늘은 ‘방송장악10년 충격보고서’를 시작으로 앞으로 극우 보수 세력의 주장들을 앞장서 대변할 것이 분명할 ‘방송개혁시민연대’라는 단체에 격려사까지 해줬다”고 비판했다.

▲ MBC 공방노가 단체 발기인으로 참여한 방송개혁시민연대가 지난 14일 출범식을 갖고 '방송장악 10년 충격보고서' 출판을 알렸다. ⓒPD저널
이들은 “방송민주화를 위해 동료들이 고난을 겪던 시기엔 뒷짐만 지고 있던 이들이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며, 자기만 살겠다며 MBC를 좌파 빨갱이방송, 비리조직이라고 분칠해대는 꼴은 식민 시대 친일파 매국노의 행적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고 비난했다.

MBC본부는 이어 “일신의 안위와 영달만을 도모하는데 몰두하면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키고자 자기희생의 자세로 싸운 후배들에겐 칼날을 들이대라고 광분하는 선임자 노조는 더 이상 직장 동료일 수도 없고, 인생의 선배일 수도 없으며, 한 시대의 짐을 같이 질 동지일 수는 더더욱 없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설령 선의를 가지고 선임자 노조에 몸을 담고 있는 그 누구라 하더라도 이제 공동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 이상 선배라는 이름으로 용납될 그 어떤 것도 없다”면서 “당장 선임자 노조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오늘의 비극은 경영진이 자초한 바 크다. 건강하게 조직을 개혁하지 못해 악의 씨앗이 자라날 수 있도록 빌미를 제공했으며,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엄청난 해사행위를 거듭 저지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음으로써 저들이 기고만장 날뛰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경영진은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을 지고 구성원들에게 석고대죄 하라. 지금 당장 해사행위를 저지른 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으라”며 “그럴 의지가 없다면 당장 그 자리를 내 놓고 회사를 떠나라”고 경고했다.

공방노, ‘MBC 비방’ 방개혁 참여…“엄 사장 퇴진하라” 주장도

MBC 공방노는 지난 14일 출범한 방송개혁시민연대(공동대표 김강원·임헌조, 이하 방개혁)에 유일한 단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방개혁은 이날 ‘방송장악 10년 충격보고서’라는 출판보고회를 갖고 MBC와 노무현 정권과의 유착 등을 주장했다. 정수채 공정방송노조 위원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밝히기도 했다.

공방노는 또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엄 사장의 권위와 신뢰는 땅에 떨어져 더 이상 리더로서의 자격을 잃었다”면서 엄기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공정방송노조는 지금부터 전 사원을 대상으로 엄 사장 퇴진 서명운동에 돌입할 것이며 머지않아 MBC에는 질풍노도가 몰아칠 것”이라며 “그 광풍의 회오리 속에 노영방송 20년, 좌파방송 10년의 주인 없는 MBC에서 자행되었던 의혹들이 일순간에 벗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 조선일보 2월 5일자 2면
한편 공방노는 지난 2월 4일 조합원 1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MBC 프로그램이 불공정하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또 지난 3월 18일에는 성명을 통해 “모 부장이 드라마작가에게 상당한 액수의 술값을 떠넘겼다”고 주장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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