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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스페셜, ‘5·18 자살자 심리부검 보고서’ 17일 방송

올해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29주년을 맞는 해다. 그 사이 희생자에 대한 보상과 명예회복이 이뤄졌지만, 당시 고문을 받고 부상당한 채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5·18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들은 당시의 기억으로 인해 반복되는 불면과 악몽에 시달리며 고통 받고 있고, 일부는 극단적인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KBS 스페셜>(연출 안주식)은 오는 17일 오후 8시 ‘5·18 자살자 심리부검 보고서’를 방송한다. 5·18 피해자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5·18 기념재단은 생명인권운동본부에 심리학적 부검을 의뢰, 보고서를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심리학적 부검은 자살자가 생전에 남긴 각종 기록들과 주변의 인물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자살의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다.

▲ <KBS 스페셜> ‘5·18 자살자 심리부검 보고서’ ⓒKBS
조사에 따르면 부상을 당한 후 사망한 사람들의 5·18 이후 평균 생존기간은 13.1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2007년 8월 기준으로 5·18 피해자 중 사망한 376명 가운데 39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무려 10.4%의 자살률로 일반인의 500배가 넘는 수치다.

2009년 현재까지도 5·18 피해자들의 자살은 계속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조용범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생명인권운동본부)의 조사에 의하면 이들은 모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겪고 있었다는 점이다. <KBS 스페셜>은 국내 최초로 실시된 집단 심리학적 부검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공개한다.

연구팀의 심리학적 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5·18 자살자들은 PTSD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TSD는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는 질환이다. 공황발작, 환청, 공격적 성향, 충동 조절 장애, 우울증 등의 증상을 보여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 <KBS 스페셜> ‘5·18 자살자 심리부검 보고서’ ⓒKBS
제작진은 세 명의 5·18 고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각 가정에 CCTV를 설치해 24시간 관찰하고, 전문가가 실시하는 외상적 기억에 대한 임상 인터뷰와 심리척도 등을 통해 이들이 겪고 있는 증상이 어떤 것인지를 진단해 보았다. 이들은 모두 PTSD를 앓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KBS 스페셜>은 “PTSD는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생활고를 겪고 있는 피해자들이 선뜻 치료를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제작진은 “정부는 이미 6차례에 걸쳐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했지만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일시적 보상이 아닌 지속적인 관리와 보살핌”이라며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한시라도 빨리 체계적인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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