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말한 5·18, 아시아 인권문제로 눈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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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말한 5·18, 아시아 인권문제로 눈 돌려
광주MBC 특별기획 ‘인권’, 광주인권상 수상자 삶 조명
  • 이선민 기자
  • 승인 2009.05.19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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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방송사들은 올해로 29년을 맞은 5.18 광주민중항쟁을 어떻게 그렸을까. 광주MBC는 29년전 광주가 아닌 오늘날 아시아 지역의 인권문제로 눈을 돌렸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킨 5.18 정신을 기리기 위해 광주인권상 역대 수상자들의 삶을 돌아보고 불합리한 제도와 독재 권력에 유린되는 아시아 지역의 인권실태를 진단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5.18특별기획 HD다큐 <인권>(연출 박병규)은 5.18 기념재단과 함께 광주인권상 수상자를 조명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어온 시리즈 다큐멘터리다.

▲ 광주MBC 특별기획 ‘인권’

올해의 주인공은 인도의 레니 라흐바니쉬와 파키스탄의 무니르말리트다. 제작진은 인도, 파키스탄 현지 취재를 통해 인권 침탈 현장의 실상을 짚어보고 반인간적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권운동가들의 삶을 조명했다.

2007년 광주인권상 수상자 레닌 라흐바니쉬는 인도의 카스트제도 하에서 구조적 수탈과 계급적 차별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하층민들의 인권개선을 위해 뛰고 있는 활동가다. 그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인도 서북부 바라나시 주변에서 인권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는 하층민들의 의식교육은 물론 그들이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파키스탄의 무니리 말리크는 2008년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군부 독재정권에 반대하며 30년간 사법부의 독립을 외치고 있는 인권변호사다. 그는 1981년 지아울 하크 장군의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다 반정부 활동 혐의로 투옥돼 사선의 위기를 넘나들기도 했다.

특히 2007년 쿠데타로 대통령이 된 ‘무샤라프’ 정권이 반정부적인 당시 대법원장을 축출하자 그는 사법부 독립을 위해 동료 변호사들과 함께 반독재 투쟁을 이끌며 군부독재정권의 종식을 가져왔다. 그러나 민간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정부의 반민주적인 행태는 계속되고 있어 이에 맞서 그는 끊임없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제작을 맡은 박병규 PD는 “5.18 정신은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게 살아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에서 출발한다”며 “그러나 30여년전 광주에서 겪었던 반인권적 행태들이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고, 군부독재정권은 물론 민간정부가 들어선 여러 나라에서도 기득권층들이 그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MBC 라디오는 80년 5월 시위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당시 광주를 생생하게 목격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5.18전달자 - 경계에 서서 보다>를 18일 방송했다.

5.18 당시 시민군과 외신기자와의 통역을 담당했던 인요한 교수(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장)는 제작진과 당시 기자회견이 있었던 옛 전남도청과 상무관 기자회견 등을 함께 동행하며 당시에 목격했던 기자회견의 분위기와 현장에서 나왔던 이야기 등을 전했다.

제작진은 80년 5월 당시 기독병원의 원목으로서 부상자와 사망자의 얼굴과 광주의 모습을 사진에 담은 헌트리 목사도 만나 인터뷰에 담았다. 그는 미국으로 가져간 사진을 5.18 기념재단에 사료로 기증하기도 했다. 또 29년 전 5월 광주의 첫 총상환자가 실려 온 5월20일 밤 기독병원의 외과부장으로 3일 동안 82명의 총상환자를 수술한 박주섭 원장이 기억하고 있는 당시의 참혹상을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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