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 타파, 시민 권력 존중했던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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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추모 촛불' 2만개, 덕수궁을 포위하다

[특별취재팀 : 덕수궁 대한문 현장]
 
취재 : 박상규 김환 기자 / 총괄 : 김당 기자
사진 : 남소연 윤대근 기자

▲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6신 : 25일 새벽 3시]
 
서거 이틀째 24일, 10만여 명 조문한 듯... 장례 일정 끝까지 거리 분향소 유지
 
"공과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참 매력적인 사람이잖아요."
 
이연숙(43)씨는 새벽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 거리 분향소를 지키는 이유를 이렇게 짧고 '쿨'하게 답했다. 비단 이씨만이 아니었다. 24일 덕수궁 앞 거리 분향소를 찾은 많은 사람들 역시 비슷한 심경이었다.
 
거리 분향소 '상황실'에 따르면 24일 조문에 참여한 사람들은 약 10만여 명에 달한다. 상황실의 한 관계자는 "4만여 명이 다녀간 23일 토요일보다 국화꽃, 검은 리본 등 모든 물품이 3배 이상 더 나갔다"며 "최소한 10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25일 새벽 2시 현재까지도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시민 500여 명이 남아 있다. 조문 행렬 역시 끊어질 듯하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맥주를 마시거나 정치 토론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부는 촛불을 밝힌 채 슬픈 표정으로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상황실은 노 전 대통령의 모든 장례 일정이 끝날 때까지 거리 분향소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5신 : 24일 밤 10시 30분]

'추모 촛불' 2만개, 덕수궁을 포위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촛불 2만 개가 덕수궁을 포위했다. 
 

▲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에 국화꽃과 촛불을 든 시민들이조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24일, 날이 어두워지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캄캄한 밤이 내렸지만, 시민들의 추모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광장은 경찰에 의해 봉쇄됐지만 덕수궁 일대 분위기는 작년 촛불 정국과 비슷한 분위기다.
 
노 전 대통령 추모 행렬은 덕수궁 대한문을 기준으로 광화문 방면으로는 서울시의회건물까지, 정동 이화여고 방면으로는 정동극장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시민들은 노사모 등에서 나눠진 초를 들고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거리 분향소를 차린 쪽은 초 2만 개를 준비했지만 밤 9시 30분께 이미 동이 났다.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국화를 올리고 향불을 피우려면 평균 3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시민들은 별다른 흔들림이 없다. 오히려 추모 행렬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단위 참가자는 물론이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많다.
 
두 아이를 데리고 추모 행렬에 동참한 윤계홍씨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때는 4시간 기다렸기 때문에 3시간 정도 기다리는 건 전혀 힘들지 않다"며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시민 권력을 존중했고, 권위주의 청산에 앞장섰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시민악단'이 기타와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자 일부 시민들은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 1, 2호선 1번출구 앞에서는 시민 100여 명이 "독재타도, 명박 퇴진" "노무현을 살려내라"고 외치며 서울광장 진입을 시도하는 등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또 일부 시민들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지키겠다는 게 고작 추모 행렬 봉쇄냐"라며 "우리들의 권리와 노 전 대통령을 잘 추모하기 위해 서울광장으로 가야한다"고 외치는 등 많은 사람들의 '투쟁'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 5월, 작년 5월과 마찬가지로 잠 못드는 밤이 며칠 이어질 것 같다.

* 이 기사는 오마이 뉴스(www.ohmynews.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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