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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극 SBS ‘시티홀’ 약진 속 KBS ‘그바보’ MBC ‘신데렐라맨’ 고전

황정민, 김아중 (KBS 〈그저 바라 보다가〉), 권상우, 윤아(MBC 〈신데렐라 맨〉) 김선아, 차승원(SBS 〈시티홀〉).

방송 3사 수목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캐스팅이 자못 화려하다.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져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대박은 고사하고 20%를 넘기는 드라마도 없다.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했지만 시청률은 요지부동이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시티홀〉 8회는 전국 시청률 1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를 기록하며 그러저럭 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KBS 2TV 〈그저 바라보다가〉(이하 그바보), MBC 〈신데렐라맨〉는 10% 근처 시청률로 고전하는 모습이다. KBS 2TV 〈그바보〉 8회는 10.4%를 기록했고, MBC 〈신데렐라맨〉 12회는 9.7%를 기록하며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시청자들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로 관객 700만명을 동원한 김아중과 충무로의 블루칩 황정민이 커플로 KBS 2TV 〈그바보〉의 성공에 관심을 모았다. 내용 역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순박한 우체부 직원과 톱스타의 로맨틱 이야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 KBS 2TV <그저 바라보다가> ⓒKBS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순애보적인 사랑을 하는 구동백(황정민)의 연기에 제대로 몰입하기가 힘들고, 배우들의 연기가 평면적이어서 그들의 개성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삼각관계가 기본이 되는 드라마이지만 갈등구조가 취약하고, 한 축을 구성하고 있는 감강모(주상욱)의 캐릭터가 살아있지 않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배우들 역시 이 같은 지적에 동의하는 편이다. 김아중은 지난 22일 경기 평택 세트장에서 진행된 현장공개에서 “작가님이 처음에 한지수란 인물이 웃음끼가 제로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초반에 상처받는 여자의 모습을 강조했다면, 구동백을 만나면서 변화되고 특히 7회부터 구동백(황정민)과 한 집에 살게 되면서 웃음도 많아졌다”며 초반 평면적인 캐릭터에 대해 수긍했다.

황정민은 역시 “사실 자극적인 내용이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고 해서 갑자기 이야기나 캐릭터가 나빠질 수는 없다”면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실은 통한다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혹자는 우리 작품을 보고 또 다른 삶을 선택할 수도 있고 이 작품을 통해 변화가 있었다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며 “때문에 현혹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첨단 유행을 선도하는 거대한 패션회사와 동대문 패션이 경쟁한다는 대결구도를 보여주는 MBC 〈신데렐라맨〉은 진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화 〈왕자와 거지〉의 내용을 패션이라는 소재에 맞춰 현대적으로 맞게 각색했지만, 이야기의 전개과정이 식상하고 결론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권상우가 1인2역으로 출연하는 것 외에는 볼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 MBC <신데렐라 맨> ⓒMBC
지난 21일 방송된 12회에는 〈신데렐라맨〉의 취약점이었던 ‘극적인 진부함’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러서도 반복됐다. 주인공 서유진(윤아)이 동대문에서도 물건을 파는 것은 늘 난관에 부딪히고 어렵지만, 자신의 디자인을 인정받아 소피아 어패럴에서 일하게 되는 것은 쉽게 이어진다. 때문에 동대문의 치열함이나 대기업의 높은 벽을 뚫는 과정이 설득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SBS 〈시티홀〉은 이야기의 신선함으로 그나마 체면유지를 하고 있는 편이다. 특히 전작 〈온에어〉에서 호흡을 맞춘 신우철 PD와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라 시청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시티홀〉은 인주시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10급 공무원 신미래(김선아)와 사법고시와 행정고시를 동시에 통과한 천재관료로 인주시 부시장으로 부임한 조국(차승원)이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조국, 신미래, 민주화, 유권자, 정부미 등 정치성이 다분히 넘치는 이름을 가진 이들이 시의회와 시장에 대한 비리도 풍자한다. 그러나 이런 내용에 비해 화제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조지영 드라마평론가는 “최근 시청자들은 스타들이 나온다고 해서 드라마를 보기 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매력적인 캐릭터에 집중하게 되는데 지금의 수목드라마는 그런 게 약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조 평론가는 “전작들과 차별성이 있어야 하지만 각각 익숙한 조합이라 기대가 높지 않다”면서 “〈신데렐라 맨〉이나 〈그바보〉 같은 경우는 스토리가 새로운 게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시티홀〉이 적은 시청률이 아니고 흥미로운 지점이 없지는 않지만 초반에 작가가 로맨틱코미디라고 외쳤는데 지금 내용과는 달라 역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일부 정치 얘기를 기대하고 보는 사람들에게 소구되는 것 외에는 별 것이 없는 것 같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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