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FM, 10시 ‘당밤’을 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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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개편에 밤 12시로 시간 변경 … 한 달째 ‘시간 복귀’ 청원 이어져

KBS 라디오가 봄 개편을 단행한지 한 달이 다 됐지만, 방송 시간을 옮긴 클래식FM <당신의 밤과 음악>(연출 김혜선, 이하 당밤) 청취자들은 여전히 원래대로 방송 시간을 되돌려 달라는 청원을 계속하고 있다.

<당밤>은 올해 봄 개편부터 오후 10시에서 밤 12시로 방송 시간을 변경했다. 하지만 2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클래식FM의 장수 프로그램에다, 1993년부터 줄곧 오후 10시에 방송된 프로그램이다 보니 <당밤> 고정 청취자들의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 ⓒKBS 클래식FM <당신의 밤과 음악>
KBS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과 <당밤> 게시판에는 요즘도 방송시간을 되돌려 달라는 청취자들의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의 청원은 “아침 일찍 출근해야하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당밤’을 들을 수 없어요”라는 애교 섞인 투정부터 “2주에 한 번씩 게시판에 릴레이 항의를 하겠다”는 경고까지 다양하다.

시청자 게시판의 서영선 씨는 “왜 기존의 청취자들을 외면하면서까지 무리한 시간 편성을 했는지 궁금하다”면서 “아무런 해명 없이 밤 12시로 방송 시간을 옮겨도 애청자들은 들을 거라는 과도한 자만감이냐”고 따져 물었다.

김홍기 씨는 “(오후 10시에 새로 편성된) <FM 실황음악>은 아무래도 건조할 수밖에 없는데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대에 몰입할 수 있겠냐”며 “결국 스타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클래식 산책>이 오후 8시에 새로 들어오면서 전부 시간대가 밀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클래식FM 장옥님 팀장은 “오랫동안 오후 10시대 청취자들에게 사랑을 받았지만 <당밤>은 원래 심야 프로그램으로 출발했고, 청취층이 고정된 느낌도 있었다”면서 “심야족을 신규 청취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모험을 감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팀장은 “이번 봄 개편은 전체적으로 오후 8시에 기존 녹음방송 대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클래식 산책>을 신규 편성하는 등 채널 활성화를 도모했고, <당밤>의 시간 변경도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 라디오의 한 편성 PD는 “결정 당시에도 내부의견이 엇갈렸지만, 라디오의 경우 정확한 청취율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담당자들의 주관적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라며 “오후 8시 <클래식 산책>, 10시 <실황음악>이 클래식 마니아에게 소구력 있다고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연출자 김혜선 PD는 “방송시간 변경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는 것도 결국 청취자들의 관심 표현으로 생각한다”면서 “시간이 바뀌었어도, 내용은 바뀌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당밤>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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