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 빼앗기면 온 국민 장애인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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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귀 빼앗기면 온 국민 장애인 될 수도”
최창현씨, 한나라당 언론악법 저지 전국 휠체어 순회투쟁 … 11일부터 보름간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06.1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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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방송은 국민의 눈과 귀입니다. 조중동과 재벌에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육체의 자유는 눈에 보이는 것에 불과하지만, 눈과 귀를 빼앗기면 전 국민이 재활 불가능한 장애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언론악법 저지를 위해 우리 모두 나서야 합니다.”

한나라당 미디어법 저지를 위한 전국 휠체어 순회투쟁에 나선 최창현 씨는 힘겹게 한 마디 한 마디를 이었지만,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최 씨는 11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 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첫 목적지인 수원으로 출발했다.

▲ 최창현 씨가 11일 오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 언론악법 저지 전국 휠체어 투쟁'에 나선 이유를 밝히고 있다. ⓒPD저널
최창현 씨는 앞으로 보름 동안 대구장애인차별감시연대 소속 장애인 4명과 함께 대전·광주·부산·대구·원주·춘천 등 전국을 돌며 한나라당 미디어법의 문제점을 알릴 계획이다. 이들이 방문하는 각 지역의 전국언론노동조합 지부, 지역미디어공공성위원회, 시민사회단체, 야당 등은 오전 11시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뇌병변 1급의 중증장애인인 최 씨는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세계 35개국 28000Km를 횡단해 ‘전동휠체어 세계 최장거리 주행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다. 최창현 씨와 함께하는 박상규, 정재훈, 조홍준, 이준우 씨 모두 뇌병변, 간질을 앓고 있는 장애인들로 휠체어나 자전거로 전국 순회투쟁에 동참한다.

이날 덕수궁 앞에서 열린 출발 기자회견에는 전국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이 참여한 ‘언론자유 민주주의 수호 100일 행동’도 함께했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이 참여한 ‘언론자유 민주주의 수호 100일 행동’도 함께했다.  ⓒPD저널
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정부·여당의 뜻대로 6월 국회에서 언론악법이 통과되면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인 장애인, 여성, 비정규직, 빈민의 목소리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전국 휠체어 순회투쟁을 시작으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언론악법을 저지하기 위한 6월 투쟁에 본격 돌입한다”고 밝혔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라는 희대의 살인극에서 홍보·배급 역할을 한 조중동에게 방송을 내어줄 수 없다”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국회에서 소수에 불과하지만 정치생명을 걸고서라도 한나라당의 언론악법을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이 뙤약볕에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전국 휠체어 순회투쟁에 나서준 분들께 감사함과 함께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가는 지역마다 한나라당 미디어법의 문제점을 알려 전 국민적인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최문순 민주당 의원,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 김영호 미디어행동 대표,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대표, 안세준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회장 등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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