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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효도우미 0700>/ 13일 오후 5시 10분

“혼자 두지 마” -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김동옥 할머님(70세)은 꿈을 꿉니다. ‘남편이, 아들이, 이대로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어둠뿐인 세상. 그 세상 어디쯤에서, 어둠 속에서 웅크린 채, 할머님은 꿈을 꿉니다.

문이 열리고 빛이 들어옵니다. 어두운 꿈에서 현실로 할머님을 이끄는 빛, 그것은 남편(이경도, 81세)과 아들(이철규, 52세)랍니다. 하지만 어째서 말과 행동은 마음과는 정반대로 나오는 것일까요. “왜 나를 혼자 두느냐.” 버럭 짜증을 내고서는, 또 후회하시는 할머님입니다.

▲ EBS <효도우미 0700> ⓒEBS
한 때는 남부럽지 않게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직업군인이었던 남편을 따라 영월ㆍ부산ㆍ영천 등을 오가며 생활했던 시절. 비록 몸은 고단했지만 안정적인 직업의 남편과 착한 아들이 함께였기에, 꿈이라면 다시는 깨고 싶지 않은 행복한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꿈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진급이 되지 않아 약 15년간의 군대생활을 그만두고, 자동차운전학원을 전전하며 강사로 일하게 된 남편. 그리고 성인이 된 후, 제대로 된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아들. 그것이 벌써 35년도 더 지난 이야기. 그 때부터 할머님은 어둠 속에서 영원히 깨지 않을 듯 한 꿈을 꾸고 계십니다.

그 삶의 무게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이 할머님을 짓누른 것일까요. 2년 전에 오른쪽다리 희농성 관절염으로 길에서 쓰러져 응급수술을 받으신 할머님. 비록 오른쪽다리에 고인 고름은 빼냈지만, 그 후유증으로 걷지 못하게 되셨습니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희망이 있다는데... 희망조차 돈으로 사야하는 세상에서, 그 불확실한 희망조차 할머님에게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현재 가만히 누워서 생활하고 계신 할머님. 먹는 것, 씻는 것, 심지어 용변처리 까지... 남편과 아들의 도움 없이는 일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한 상황. 오늘도 할머님은 빠져나올 수 없을 듯 한 어두운 세상에 웅크린 채 숨 쉬고 계십니다.

김동옥 할머님 가족의 사연은 2009년 6월 13일 오후 5시 10분, EBS ‘효도우미0700’을 통해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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