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없어 프로그램 문 닫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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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없어 프로그램 문 닫는 게 목표”
[인터뷰] 100회 맞은 KBS '소비자고발' 최석순 CP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06.16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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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석순 CP ⓒKBS
“농담반 진담반으로 저희끼리는 아이템이 다 떨어져 프로그램 문 닫는 게 목표라고 말합니다.”


지난 10일 방송 100회를 맞은 <소비자고발>의 최석순 CP(책임PD)는 “프로그램을 2년 동안 하다 보니 아이템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제작진은 죽을 맛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다행”이라며 웃었다.

‘소비자가 웃는 그날까지’를 모토로 2007년 5월 첫 방송을 내보낸 <소비자고발>은 그동안 음식 재탕, 베이비파우더 석면 검출 등을 고발하며 ‘소비자 권리 찾기’에 앞장서 왔다. 방송 2년, <소비자고발>은 소비자와 기업, 정부를 바꾸며 KBS의 대표 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사회적 반향이 큰 만큼 <소비자고발>은 PD 입장에서 부담이 큰 프로그램이다. 취재양도 많고, 사소한 실수도 큰 파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한 자체 검증이 필요하다. 제품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만큼 해당 기업이 소송을 거는 일도 빈번하다. 최 CP는 “PD로서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그만큼 책임감과 사명감이 크다”며 “PD들이 기피하기 때문에 개편 때마다 PD 잡으러 다니는 게 CP의 일”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실 최석순 CP도 처음 <소비자고발>의 CP겸 진행자를 맡으라는 제안을 한 달간 고사했다. <소비자고발>을 개척한 이영돈 PD(현 기획제작국장)의 후임인데다, 전임 PD들이 이뤄놓은 성과를 훼손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이었다. 그는 “시청률이나 반응이 떨어질까 고민했는데 큰 변화가 없어 다행”이라며 “처음 시작할 때의 프로그램의 방향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소비자고발>을 7개월째 맡으면서 최 CP는 개인적인 변화도 겪었다. 여름이면 일주일에 2~3번씩 먹던 보신탕을 끊은 것. 버려진 애완견이 보신탕용으로 팔려간다는 <소비자고발> 방송 때문이었다. 최석순 CP는 “다른 PD들도 음식점에 가면 반찬을 재탕한 것 아닌지 살펴보고, 물건 하나를 구입해도 아이템을 찾는 관점으로 보게 된다”며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하지 않나. 피곤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진행자가 바뀌고 방송시간을 옮기는 등 변화가 있었지만 “PD가 전면에 나서 과학적 검증을 통해 소비 문제를 고발 한다”는 기조는 그대로라고 최 CP는 강조했다. 대신 새로운 영역을 끊임없이 개척해야 하는 것은 제작진의 과제다.

최석순 CP는 “그동안 고발 대상이 중소업체에 편중돼 불공정하다는 비판도 있었다”며 “대기업은 자체 관리가 철저해 실제로 문제가 많지 않지만, 과장광고는 여전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아이템을 기획으로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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