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사장은 지난 4월 말 전문이사에 참여하면서 “백성학 회장과의 소송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문이사를 하는 것이지 결코 경영권 간섭 등 영향력 행사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의결권 제한 등을 요구해 오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사장은 줄곧 미국 스파이 논란으로 법적분쟁을 벌이고 있는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과의 소송에서 CBS 이사직을 수행하는 것이 배임혐의에 휘말리지 않고 소송을 준비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노조는 △정관변경 없이 진행된 이사선임 △선임 기간을 소송이 종결될 때까지라고 명시해 모호하게 한 점 등을 들어 절차적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지난 6월30일 CBS 재단이사장 선출이 진행된 이사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의결권 행사는 하지 않고, 인사만 한 채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전 사장은 현 이재천 사장 취임한 지난 6월12일 이사회에서부터 줄곧 참석하고 있어 경영권 참여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는 “경영권 참여는 아니다. 백성학 회장 소송이 50건 넘게 있기 때문에 배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전문이사를 수행하는 것 뿐”이라며 “재단이사회 이사가 19명씩이나 되기 때문에 이 전 사장의 영향력은 적다. 노조가 주장하는 경영간섭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 정관개정을 통해 임기 2년의 명예이사장 자리를 만든 것도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임기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CBS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지적하며 “방송사에 명예이사장과 같은 직위가 생기는 것은 명예롭지 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관을 개정함에 따라 CBS 재단이사회는 이 같은 내용을 방송통신위원회 보고를 해야 한다. 그러나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