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인·윤다훈·박상면, ‘세 남자’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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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11시 첫 방송…중년 남성 ‘성장통’ 그려낼 것

▲ tvN <세 남자> 제작발표회가 8일 오후3시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 그랜드홀에서 열렸다. ⓒtvN
30대 싱글남의 일상을 가볍게 터치하며 성인 시트콤의 장을 열었던 시트콤 〈세 친구〉가 9년 만에 〈세 남자〉로 이름을 바꿔 케이블에서 부활했다.

철들 것 같지 않는 ‘세 남자’, 정웅인·윤다훈·박상면이 다시 한 번 뭉친 것. 이들은 각각 소심한 노총각, 공처가, 바람둥이 돌싱(돌아온 싱글) 등 최근의 시대상을 반영한 역할을 선보일 계획이다.

‘남자생태 보고서’라는 다큐 드라마로 새롭게 포장한 tvN 〈세 남자〉는 20대에게는 위기를 느끼지만 아직 아저씨 소리를 듣기는 싫은 30대 ‘오저씨(오빠+아저씨)’들을 위한 이야기들을 다뤘다.

이번 〈세 남자〉가 주목을 끄는 것은 출연진뿐만 아니라 2000년 MBC 〈세 친구〉의 제작진이 그대로 합류했다는 점이다. MBC 〈남자 셋 여자 셋〉, 〈세 친구〉, 〈연인들〉, tvN  〈막돼먹은 영애씨〉 등을 연출한 정환석 PD를 비롯해 〈세 친구〉를 함께 집필한 목연희, 한설희 작가도 함께 했다.

◇ “송창의 대표, 다시 뭉치자고 제안”

7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CJ인재원 리더십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이 같은 기대감이 잘 드러났다. 윤다훈은 “〈세 친구〉는 2000년에 시작해 월요일 밤 11시를 주름잡았다”며 “시트콤의 한 획을 그었다고 할까. 2009년에 와서 다시 뭉치게 됐는데, 정말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시청자들이 〈세 친구〉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 다시 했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당시 〈세 친구〉를 연출했던 송창의 tvN 대표와 정웅인의 대학로 연극공연에 함께 가서 끝나고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10년의 세월이 됐는데 다시 한 번 해야 되지 않겠냐’고 말해 뭉치게 됐다”고 전했다.

▲ tvN <세 남자> 제작발표회가 8일 오후3시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 그랜드홀에서 열렸다. ⓒtvN
박상면은 “말을 하고 난 뒤 다음날 바로 급박하게 일이 추진되는 것은 생각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9년이나 지난 다음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부담감도 컸지만, 막상 1회를 찍어보니 각 장면들이 너무나 재밌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밖에도 정웅인의 엄마로 시트콤에 처음으로 출연하는 강부자와 2년 만에 컴백하는 우희진도 관심을 모았다. 강부자는 남편과 사별한 후 자식 뒷바라지를 하는 엄마 역할로 출연하며, 우희진은 박상면의 아내로 약간의 조울증을 보이는 연극배우 역할을 맡아 코믹한 부부관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 “중년남자의 성장통 그려낼 것”

9년전과 바뀐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정웅인은 “옛날 〈세 친구〉 때는 안전한 차를 사고, 집을 사려고 노력했다면 지금은 좀 더 나은 반찬을 가족에게 먹이기 위해 변하게 된 것이 중년 남성으로서의 변화”라며 “그 와중에 드라마가 안 돼서 좌절도 맛보고, 실제로 친구 보증을 잘못서서 돈을 날리는 아픔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거 〈세 친구〉가 친구와의 우정이 주된 것이었다면, 9년이 지난 뒤 〈세 남자〉에서는 중년 남자로서의 성장통을 그리려고 노력한 점이 눈에 띈다. 제작진은 “〈세 친구〉 때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리돼 내용과 형식은 새롭다”며 〈세 친구〉의  연장선이 아님을 강조했다. 

목연희 작가는 “〈세 친구〉가 30대 초반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세 남자〉에서는 중년의 성장통을 그리려 노력했다”면서 “초식남의 성향을 가진 정웅인, 아내에게 눌려 사는 박상면, 바람둥이이지만 작업이 안 먹히는 윤다훈 등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과거보다 리얼리티를 더 살렸다”고 말했다.

▲ tvN <세 남자> 제작발표회가 8일 오후3시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 그랜드홀에서 열렸다. 배우들이 제작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N
〈막 돼 먹은 영애씨〉를 통해 6mm 다큐드라마를 선보이기도 한 정환석 PD는 이번 드라마에서도 기존 〈세 친구〉와는 달리 다큐 드라마의 특성을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PD는 “〈영애씨〉에서 기러기 아빠의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술집에서 옆 테이블 여성의 다리를 훔쳐보는 대머리 사장님과 같은 평범한 우리 주변 남자들에 주목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면서 “성적인 코드도 건강한 우리 삶의 한 단면으로써 불편하지 않게 그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자생태보고서라는 타이틀을 달았는데, 남자들은 어리든 나이가 많든, 철이 없다. 자기중심적이고, 힘들게 살고 있다”면서 “이 나이에 들어서는 남자들이 미래도 불투명하다. 그런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재밌는 드라마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작업남, 선수 등의 숱한 유행어와 신드롬을 만들어 냈던 〈세 친구〉. 이들이 다시 뭉쳐 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까. tvN 〈세 남자〉는 오는 18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된다.

# 세 남자는 누구?
정웅인 (39세, 칼럼리스트)
2대 독자 종손으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한 수재다. 잠깐 대기업에 취직하기도 했으나 조직생활이 적성에 맞지 않아 여행과 취미에 대해 이것저것 끄적이던 것이 잡지사의 눈에 띄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게 됐다. 결벽증과 약간의 강박증이 있어서 더럽거나 정리가 안된 건 눈 뜨고 못본다. 여자에게 관심은 많으나 눈이 높아 연애를 제대로 해본 적은 없다.

윤다훈 (39세, 골프코치)
걸들에게 작업 걸었다 하면 99% 성공률을 자랑하던 왕년의 선수. 결혼은 NO! 자윤 연매만을 고집하던 그에게 나타난 운명같은 여인과 불꽃같은 사랑을 했으나 알고 보니 그녀는 유부녀! 간통죄로 감옥에 다녀온 후에 보니 운명의 여인이라 믿었던 그녀는 남편과 다시 재결합했다. 스무살의 패기도 서른살의 야망도 사그러들어가는 시점, 다훈은 오늘도 골프 코스를 돈다.

박상면 (39세, 골프웨어샵 사장)
사람 잘 믿고 기본적으로 정이 많은 착한 성격. 무명의 단역배우인 아내와 불꽃같은 연애 끝에 4년 전에 결혼했다. 번 돈을 주식에 투자했다 말아먹기를 밥 먹듯이 했다. 쪽박을 찬 그에게 잘사는 처갓집에서 골프웨어샵을 차려줘서 근근히 먹고 살고 있는 중. 이젠 무슨 사업을 벌려 보려해도 그동안 지은 죄 값이 있어서 와이프에게 말도 못 꺼내는 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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