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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SBS 스페셜>/ 12일 오후 11시 20분

[쩐의 제국, 달러 세상은 무너지는가?](2부)

세계의 기축통화 ‘달러’는 오로지 미국에서만 찍어낼 수 있다. 미국은 외환위기에 직면했을 때, IMF에 도움을 요청했던 아시아국가와 달리 스스로 돈을 찍어낸 후 보험사와 투자은행에 구제금융을 퍼부었다. 미국의 부채는 11조 달러. 한 시간에 백만 달러씩 200년을 썼을 때, 1조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실로 어마어마한 액수다.

끊임없이 미래의 돈을 끌어다 쓰는 달러중심의 금융시스템은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 기회를 엿보는 중국은 이미 행동에 나서고 있다. 달러세상은 무너질 것인가? 달러를 대체할 화폐의 패권은 누가 가져갈 것인가? [쩐의 제국] 2부에서는 달러 세상에 변화를 몰고 온 힘의 근원을 살피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엿본다.

■ 2부 _ 주요 내용

1. 미국의 비밀

# 모텔에서 태어나는 아이들

LA 오렌지카운티에서는 모텔 앞마당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파트나 주택의 비싼 집세를 감당할 수가 없는 가정들이 모텔에 터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가족도 2년 전부터 모텔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나마도 친구 가족과 좁은 모텔 방을 나누어 쓰는 처지…아이들의 추억이 모텔 앞마당에서 시작되고 있다..

# 집 경매, 차 경매, 그리고 음식물 경매

펜실베니아 외곽의 허름한 창고, 그 안에서 식품 경매가 한창이다. 마트를 옮겨놓은 듯한 경매장은 저렴한 먹거리를 구입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손상되거나 남아도는 물품을 되파는 채소옥션에서는 정상가격의 3분의 1정도 가격으로 먹거리를 장만할 수 있다. 가까운 대형마트를 두고 먼 길을 달려오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최근 들어 시작된 인원조정과, 월급삭감으로 ‘절약’의 필요성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 대출과 파산의 도시, 멤피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보다, 빌리는 것이 쉬운 도시 멤피스! 거리 곳곳에 백화점만한 전당포가 있고,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온갖 종류의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린다. 더 이상 저당 잡힐 물건이 없을 땐 다음 달 월급을 담보로 하면 그만. 담보 잡힐 물건도, 월급도 없는 사람들은 혈액을 사고파는 ZLB플라즈마로 간다. 한번 피를 팔 때 마다 25~35달러를 받을 수 있는 플라즈마에는 사람 끊길 날이 없다. 돈을 빌리고, 혈액을 파는 것으로도 힘에 겨운 사람들은 파산신청을 한다. 파산이 형사법으로 처리되지 않는 나라 미국. ‘과감하게 채무를 덜어 줄 테니 새롭게 다시 시작하라’ 미국은 헌법상 파산할 권리를 인정한다. 오늘도 많은 이들이 파산하고 있다.

2. 차이메리카, 게임의 법칙은 변할 것인가?

# 중국은 팔고 미국은 산다?

중국의 시골 마을 따천에 자리잡은 800여개의 갤러리. 그곳에서 세계 유화 모조품의 60%가 생산된다. 한창 수요가 많을 때는 만 여 명의 화가가 하루 수십 만 장의 가짜 유화를 그려내면서 연간 3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 수 십 년간 중국은 수출로 막대한 달러를 벌어들이며 성장을 거듭했고,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 주식과 국채를 사들였다. 이런 중국과 미국의 공생관계는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지금, 달러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경제위기로 예전만큼 ‘달러’를 많이 쓰지 않고, 중국은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국 내수시장이다.

# 게임의 법칙은 바뀔 것인가?

미국은 지금, 모기지대출금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뒤늦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거들떠보지 않던 동전을 저금하고, 실업센터에는 늘 사람이 넘친다. 갚아야 할 돈이 넘치는 지금, 수년간 소득보다 많은 소비를 했던 미국인들에게 남은 선택은 절약뿐이다. 상황은 변했다! 국채 최대보유국인 중국이 미국국채를 팔겠다고 나서면 달러가치는 대폭 하락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 달래기에 바쁘고, 중국인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
이제, 게임의 법칙은 바뀔 것인가?

3. House of Cards, 카드로 지은 집

# 벼랑 끝에 내몰린 아메리칸드림

“많은 사람들이 서브프라임 대출을 받았고, 결국 집을 압류당했어요. 이 대출을 해준 사람들은 이들을 도우려고 한 것일까요? 전혀 아니죠. 매우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을 희생시켜 돈을 번거죠”
- 스티븐슨 (멤피스 파산전문 변호사) 인터뷰 中

2002년, 부시 전 대통령이 4만 명의 주택계약금을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정책을 펼치면서, 신용도가 낮아도, 심지어 수입이 없고 직업이 없어도 쉽게 집 살 돈을 대출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구나 집을 가질 수 있다는 환상 뒤에 신용도에 반비례하는 빚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집을 잃고 벼랑 끝에 내몰렸다.

4. 돈, 은행, 주식의 뒤를 캐다!

# 돈놀이의 시작

물의도시 베니스. 당시 베니스에 살던 유태인들은 베니스인들로부터 삶의 영역을 제한받고 구속당하면서도, 돈놀이만은 자유롭게 허락받았다. 베니스의 교회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유태인들의 경전에는 형제자매만 아니라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유태인들은 보통 빈민가 골목 구석의 벤치에 앉아서 기독교 상인들과 거래를 했는데, 벤치에 앉아서 돈을 빌려주던 사람, ‘방코’에서 현대의 은행 ‘뱅크’가 시작되었다.

# 은행의 선구자,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 - 15세기 외환딜러

은행가들은 15세기에 새로운 형태의 권력이 되었다. 3명의 군주, 2명의 교황, 2명의 여왕을 배출했던 메디치 가문은 대표적인 권력자로 군림했다. 메디치가 성공의 비밀은 ‘환전’에 있었다. 당시 외국인과 양모를 거래하던 피렌체의 상인들에게 화폐를 환전해주고 수익을 얻은 것이다. ‘이자’를 받으면 죄악이지만 환전수익은 합당했다. 그들은 최초의 외환딜러였다.

# 최초의 주식, 배에 오르다

17세기 세계무역을 이끈 동인도회사의 배에 최초의 ‘주식’이 실렸다. 향신료를 더 빠르게 나르기 위해 해로를 이용하면서, 약탈 등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늘 전력을 준비했고, 전력을 키우기 위해 투자자들로부터 지원금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초창기 투자자는 소수의 귀족들로 구성되었지만, 나중에는 누구든 돈을 투자할 수 있었다. 동인도회사는 투자자들에게 ‘악티’라는 증서를 나누어주고 배당금을 챙겨주었다. 이는 최초의 주식증서였고 주주들은 엄청난 배당금을 챙겨 순식간에 갑부가 되었다. 이렇게 주식의 세상이 열렸다!

5. 쩐의 미래, 어디로 갈 것인가?

“제 생각에 농업이 20년 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산업 중 하나가 될 거예요.”- 짐 로저스(세계3대 투자가) 인터뷰 中

땀 흘려 일하고, 만들고, 서비스해서 버는 돈 보다, 주식이나 첨단금융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수수료와 이자로 돈을 버는 금융경제가 실물경제와 상관없이 초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사실상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고 금리로 이득을 취하는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금융경제가 몸집을 불리고, 이해할 수 없는 파생의 재 파생상품들이 꼬리를 물고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생활의 편리함을 주기 위해 태어난 교환수단의 ‘돈’은 ‘돈’을 벌기 위해 너무 먼 곳 까지 달려왔다. 그리고 지금, 세계는 과도한 신용과 금융팽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6. 한국 경제, 실물을 다시 생각한다.

돈의 위기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있는 지금, 과거 한국 경제의 기적을 다시 되새겨보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경제의 기적은 ‘제조업의 기적’이었다. 하지만 IMF이후, 미국적인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가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주주자본주의와 금융 중심의 경제관이 우리에게도 크게 자리매김해왔다. 지금 세계가 미국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의 실수는 무엇이었는지, 현대적인 금융 시스템과 돈의 흐름에서 잘못된 부분은 무엇인지, 냉철하게 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국 경제가, 금융의 화려함 뒤에 가려졌던 실물부분에 대한 투자와 기술혁신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금융’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만의 ‘건강한 경제’를 지켜나갈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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