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법 갈등 여야, 본회의장 동시 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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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산회 이후에도 자리 지켜…DY “언론법 처리 않는 게 정치”

여야의 국회 본회의장 동시 점거가 현실화 됐다.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 처리를 위해 여야가 합의한 대로 15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회의가 열렸는데, 모든 의사일정이 진행된 후에도 여야가 각각 “본회의장을 점거할까봐”, “언론관계법 등을 직권상정 할까봐”라는 이유를 대며 자리를 뜨지 않고 결국 동시 점거라는 사상 초유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본회의장 동시 점거는 여야가 ‘원포인트’ 국회 본회의를 합의한 직후부터 예견돼 온 일이다. 연말연초 여당이 언론관계법 개정을 강행하려 하자 이에 반발한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진입, 점거농성을 한 전례가 있는 만큼 한나라당에선 “15일 본회의장에 들어간 후 (민주당이) 나오지 않는 게 아니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왔다.

▲ 국회 본회의장 ⓒPD저널
반면 민주당은 전격적인 등원 결정에도 불구, 한나라당이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언론관계법 등의 직권상정을 요구하며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도 “이미 내 손을 떠났다”(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면서 의사일정 합의에 나서지 않는다며, 직권상정 가능성을 봉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결국 서로를 향한 지독한 불신 속, 여야 동시 본회의장 점거라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정동영 “언론법 처리하지 않는 게 정치” 직격탄…한나라 항의

여야의 본회의장 동시 점거 직전부터 불안한 기류는 감지됐다. 파병 연장안 등의 안건은 의사일정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이날 오전 각 당의 의원총회에 이어 본회의 자유발언 등에서도 언론관계법 등을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우선 4·29 재보선으로 새롭게 배지를 단 의원들의 의원선서 도중 무소속 정동영 의원은 “용산참사 유가족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것, 정치적 파국을 몰고 올 언론법을 처리하지 않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에 불시의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으로 새롭게 선출된 이종걸 민주당 의원도 당선 인사에서 “민주주의를 압살할 것이라는 언론악법을 막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의원직을 걸고 활동했는데…”라고 발언, 한나라당의 항의를 받았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자유발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언론에도 과제를 남겼다. 언론으로 인해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깊이 성찰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의 언론법 대안이 언론의 정파성과 경쟁, 선정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임을 강조했다.

야당 의원 등으로부터 언론법 등에 대한 일련의 비판이 나올 때마다 한나라당은 “내려와”, “무슨 소리야” 등 거세게 항의했다.

여야 회담 또 결렬…문방위 출입구 봉쇄 계속

한편, 여야 원내대표는 본회의 산회 직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6월 국회 정상화 일정에 대한 합의를 시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헤어졌다.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이달 말까지 언론관계법은 여야 6자회담에서, 대표연설·대정부질문 등은 본회의에서 진행하는, 현안에 대한 논의와 상임위·본회의 활동을 동시에 하는 ‘투트랙’ 국회를 제안했지만, 여당은 오는 25일까지 논의를 끝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본회의장 동시 점거에 따른 향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오후 3시부터 현재까지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또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문방위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출입구를 봉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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