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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미디어법 2차 보고서도 조작 의혹…케이블 누락

야 ‘박근혜안’ 협상 압박… 여, 처리 지연 우려 고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미디어법 ‘중재안’을 두고 여야의 수계산이 복잡하다. 미디어법 대치의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모이면서 여야 모두 표면적으론 ‘환영’이지만 속내는 엇갈린다. 〈경향신문〉은 미디어법 강행처리 저지에 나선 야 5당은 대표 회동을 통해 ‘박근혜 안’을 본격화할 태세지만, 한나라당은 처리 지연 가능성 때문에 고심하는 흐름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일단 ‘환영’ 일색이다. 여당의 임박한 ‘강행처리’를 차단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합의 처리’ 주문을 강조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16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참으로 모든 국민이 원하는 해답을 줬다”면서 “시장 점유율 면에서 신문과 방송 합산을 고려하자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고려 요소”라고 긍정평가했다. 이 같은 야당의 ‘환영’ 배경엔 “박 전 대표의 발언이 여권과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적잖은 압박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 7월 17일 경향신문 4면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표면적인 ‘긍정 평가’ 속에서도 속내는 복잡하다. “박 전 대표의 제안이 새로운 제안이어서 논의하게 되면 회기내 처리가 어렵다”(당 관계자)는 판단 때문이다. 오히려 ‘박근혜 안’이 ‘회기내 처리’ 대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집안 단속’에 부심하는 흐름이다.

대신 ‘미디어발전국민위’가 제안한 시청점유율 30%를 넘는 방송의 경우 진입을 제한하거나 시정토록하는 ‘독일식 사후규제’를 수정안으로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 경우 국내 신문·방송 중 점유율이 30%를 넘는 곳은 없어, ‘박근혜 안’과 달리 자유로운 신문·방송 겸영이 가능하다.

따라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외면할 것으로 본다”(이강래)는 전망대로 실제 ‘박근혜 안’이 돌파구로 급물살을 타기는 힘들 전망이다. 다만 야당의 압박과 직권상정에 부담을 느끼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압력이 커질 경우 한나라당으로서도 마냥 외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방송진출 노린 신문엔 ‘꽃놀이패’
‘매체합산 점유율 30% 제한’ 의미는

〈한겨레〉는 15일 신문·방송 겸영 허용 조건을 ‘매체 합산 시장점유율 30%’로 하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언론관계법 ‘대안’을 두고 언론 전문가들 사이에선 “진입 규제를 완화해 신문에 방송을 주자”는 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보도했다.

매체 합산 시장점유율에 대해 아직까지 엄밀하게 합의된 개념은 없으나, 신문이나 방송 등 전 매체를 총합해 하나로 보고 이 가운데 특정 기업이나 신문이 보유하고 있는 각 매체들의 시장점유율을 합한 비율로 산출한다.

박근혜계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신·방 겸영 이후 (한 회사의 매체) 시장점유율이 30%를 넘는 것은 독과점 우려가 있으니 사후 규제를 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 “현재는 신문이 방송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매체 합산 점유율 평가라는 게 무의미하다. 일단 진출을 허용하고 이후 독과점을 막는 규제로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가 제시한 ‘시장점유율 30%’를 적용할 때 신문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 신문의 방송 진출을 막기 힘들다. 조선이 신문 시장에서 30%의 구독점유율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방송과 인터넷 등 다른 매체들과 더할 경우 이 수치는 크게 떨어진다. 겸영 대상이 되는 방송의 시장점유율을 따져, 사후 규제를 할 수는 있겠지만 원천적으로 방송 진출을 막기는 힘든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해 “‘불가능한 방법’으로 규제하겠다는 ‘불가능한 제안’”이란 지적도 많다. 한국 신문 시장엔 시장점유율 계산의 전제조건인 ‘투명한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까닭이다.

거대 신문의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한국 신문 시장에서 ‘매체 합산 시장점유율 30%’를 산출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론 ‘난센스’에 가깝다. 정연구 한림대 교수가 “매체별 점유율 합산을 논의할 첫 단계부터 엉클어져 있는 현실에서, 박 전 대표의 제안은 정치적 입지를 유지할 목적으로 논란만 던져놓고 각자 싸워주길 바라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종 매체간 시장점유율 합산은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각각 시청률과 구독률·열독률이란 서로 다른 셈법을 사용하는 방송과 신문을 두고 수치로만 영향력을 산출하기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방송 시청률이 10%만 돼도 400만 시청자가 본 걸로 파악하는데, 최다 독자를 확보한 조선의 발행 부수가 200만 정도”라며 “수치에서는 뒤지지만 내용 전달력이나 시청자·독자에 대한 영향력에서 보면 자발적 행위에 따른 신문 구독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법 2차 보고서도 조작 의혹

미디어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잘못된 통계를 인용해 물의를 빚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바로잡은 데이터로 다시 계산해봐도 우리나라 방송시장 규모가 선진국에 비해 작다는 결론은 변함없다”며 재검토 결과를 내놨지만 16일 다시 통계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이날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일 발표한 연구원의 2차 보고서가 또다시 조작됐다”며 “연구원이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방송시장 규모(방송시장/GDP)를 축소하기 위해 지난번에는 ‘분모’인 GDP를 부풀리더니 이번에는 ‘분자’인 방송시장 수치를 줄였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 7월 17일 경향신문 2면
변 의원은 “연구원은 2차 보고서에서 방송시장 규모 수치로 전체 방송시장에서 YTN, OCN 같은 케이블 채널 등을 모두 제외한 통계를 인용했다”고 말했다.

연구원이 인용한 통계는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PWC가 작성한 자료에서 가져온 것이다. 연구원은 1차 보고서에서 방송시장 규모 수치로 2008년 PWC 자료 중 2006년 방송시장 규모 8조2000억원을 인용했다. 그러나 2차 보고서에서는 “2008년 PWC 자료의 2006년 통계가 과다 산정됐다”며 2006년 방송시장 규모가 5조8000억원으로 수정된 2009년 PWC 자료를 인용했다.

연구원은 인용 통계를 2009년 PWC 자료로 바꾼 이유로 “2009년 PWC 자료가 2008년 자료에 비해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산업실태보고서에 나온 ‘케이블 채널들을 모두 제외한’ 방송플랫폼 시장 규모와 비슷하다”는 설명을 내놨다.

방송시장 규모가 30% 정도 줄어든 이유는 ‘케이블 채널 누락’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변 의원이 PWC에 “PWC의 방송시장 규모 통계에 케이블 채널이 모두 빠지느냐”고 질의한 결과 “케이블 채널도 방송시장 규모 범주에 포함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상임위 못넘은 미디어법 여(與) 강행땐 23~24일이 유력

6월 임시국회가 종착점(25일 회기 만료)을 향해 가는 가운데 ‘미디어법 처리’를 놓고 여야는 이틀째 본회의장을 동시 점거하면서 대치하고 있고 소관 상임위인 문화방송위도 개점휴업 상태다. 〈조선일보〉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날 오후 3시30분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31일까지 미디어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고 3당이 약속한다면 회기 연장을 제의하겠다”는 중재안을 냈지만 민주당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한나라당이 김 의장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통해 미디어법 처리를 강행한다면 23~24일이 디데이(D-day)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전원에게 양일(兩日)간 대기하라는 ‘동원령’을 내려놓았다. 본회의장에서의 몸싸움에 대비한 것이다.

한나라당이 미디어산업 관련 7개 법 개정안들을 확정한 것은 작년 12월이었다. 이 가운데 덜 민감한 3개만 지난 2월 국회에서 처리됐을 뿐 신문법, 방송법, 정보통신망법, IPTV법은 6개월째 묵혀져 왔다.

한나라당은 ‘신문·대기업의 지분 참여 허용비율을 한나라당 당초 개정안보다 10% 정도 더 낮추자’는 자유선진당 안(案)의 수용 가능성도 내비치며 민주당을 압박했지만 아직까지는 타협점이 보이지 않는다.

‘신문·대기업 종합편성채널 허용’ 놓고 대립

〈조선일보〉는 여야의 미디어법안 중 가장 큰 쟁점은 신문과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및 종합편성채널 참여 허용 문제라고 보도했다.

지상파 방송에 대해 한나라당은 신문과 대기업의 지분참여를 20%까지 허용해주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신문과 대기업의 지분참여를 전면 금지하자는 것이고, 자유선진당은 10%까지는 괜찮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케이블TV의 ‘종합편성채널(종편)’이다. 현실적으로 요즘 같은 불경기에 덩치가 큰 지상파에 투자할 기업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 7월 17일 조선일보 4면
한나라당은 종편을 케이블이나 IPTV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입자들에게 방송하도록 하고, 신문·대기업의 지분한도를 30%까지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케이블TV나 IPTV 가입자들에게는 사실상 '공중파 방송'을 하나 더 보게 되는 효과가 생긴다. 자유선진당은 종편에 신문·대기업의 지분한도를 20%까지 허용하되 의무적으로 전국에 방송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시장점유율 10% 이하인 신문에만 종편 지분을 20%까지 허용하자고 한다. 사실상 점유율이 10%를 넘는 조선·동아·중앙 등 이른바 ‘메이저 신문’의 방송 진입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대기업도 매출액 10조원 미만 회사에만 지분의 30%까지 허용하고, 케이블이나 IPTV사업자가 선택해서 방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민주당 안이다.

보도채널의 경우 한나라당은 신문과 대기업의 지분한도를 49%까지, 선진당은 신문 40%· 대기업 30%까지 허용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신문과 대기업의 참여를 금지해야 한다고 한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15일 이에 대해 “보도채널의 신문·대기업 지분한도를 종합편성채널과 같이 30%로 하면 적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본홍 “노종면 노조위원장 처벌 원해”

구본홍 YTN 사장이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에 대한 공판에서 “노 위원장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구 사장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구 사장은 “지난 1월 노조원들이 출근을 방해하는 과정에서 노 위원장이 목과 가슴을 밀쳤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노 위원장의 변호인이 “노 위원장의 처벌을 원하느냐”고 묻자 “CEO를 물리적으로 폭행한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였다”며 “다른 것은 다 이해가 가지만 폭행에 대한 부분은 분명한 책임과 잣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구 사장은 이어 “당시 나를 폭행한 것은 형사고소를 취하하라는 강요의 의미였다”며 “폭행당한 것에 대해 별도로 형사고소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노 위원장의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구 사장이 임명한 보도국장을 노조가 인정했는데도 노조원 19명을 무더기 형사고소한 것에 대해서는 “노조원들이 앞으로도 사장실을 점거하고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학력평가 문제 사전입수 단서 포착

EBS 외주제작사 PD의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문제 유출사건 수사가 국내 온라인 사교육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6일 온라인 사교육업계 1위 업체인 메가스터디가 문제를 사전에 확보한 단서를 잡고 서울 서초동 메가스터디 본사와 강남·서초지점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메가스터디는 2006년 3월부터 2007년까지 총 4회분의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를 시험 전날 저녁이나 당일 아침에 입수해 미리 문제풀이 동영상을 제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메가스터디 전·현직 직원으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며 “EBS 시험문제 유출사건과는 별개로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메가스터디가 시험 종료 직후 EBS와 거의 동시에 문제풀이 동영상을 내보낸 점으로 미뤄 시험문제를 미리 알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본사에서 컴퓨터 본체 5대와 동영상 강의 CD 300여장 등을 확보하고 직원들을 소환해 문제 입수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육청을 통해 입수한 EBS와는 달리 이 업체는 학교나 인쇄소 등에서 문제를 입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00년 설립된 메가스터디는 2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강의 제공업체로 꼽힌다.

방문진-KBS이사 공모에 233명 몰려
 
〈동아일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16일 마감한 KBS 이사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공모에 모두 233명이 자천 타천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KBS 이사(11명) 후보에 114명이, 방문진 이사(9명) 후보에 119명이 지원서를 냈으며 이 중 50명은 두 곳에 중복 지원했다고 밝혔다. 현 방문진 이사는 8월 8일, KBS 이사는 8월 31일 임기가 끝난다.

방문진 새 이사에는 김우룡 한양대 석좌교수, 구월환 현 이사, 김상균 전 광주MBC 사장, 김상기 전 여수MBC 사장, 고진 전 목포MBC 사장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KBS 이사 지원자로는 강동순 전 방송위원, 박준영 전 방송영상산업진흥원장, 왕상한 서강대 교수 등이 손꼽히고 있다. 방통위는 이달 말 방문진 신임 이사를 임명하며, KBS 이사는 8월 말경 대통령에게 추천할 계획이다.

〈한겨레〉는 “심사 기준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법에 따라 각계 대표성과 방송에 대한 전문성이 기본 원칙이며, 5명의 방통위원들이 간담회에서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심사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희 청암언론재단 이사는 “방송위원회 시절에는 공모를 하기 전에 위원들이 논의해서 선임 기준을 만들었다”며 “시간이 빠듯한데 이제서야 작업에 들어가면 어떻게 제대로 된 기준이 나오겠느냐”고 지적했다.

48개 시민·언론단체로 구성된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은 이날 △정치권력으로부터 방송의 독립성 수호 △과도한 상업주의 견제와 자본으로부터 독립성 추구 △지역·문화예술·노동·여성·시청자 등 각 분야의 대표성 △방송에 관한 전문성 등을 갖춘 인물을 이사 선임의 구체적 기준으로 제시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대표성과 전문성 그리고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을 알아볼 수 있는 최소한의 자료도 없이 공영방송 이사를 뽑는다면 외부에서 받은 지시를 집행하는 거수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동아 “신방겸영 일단 허용뒤 사후 규제 바람직”

〈동아일보〉는 미디어미래연구소(소장 김국진)가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글로벌 미디어 전략적 접근’ 포럼에서 최정일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통신 대기업 신문사의 방송 진출을 막는 폐쇄적인 진입 장벽을 유지하는 것보다 방송 진출을 허용한 뒤 운영 성과와 방송 후 평가를 통해 사후 규제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심원필 CJ미디어 상무도 “국내 미디어산업은 칸막이식 규제가 있는 데 이를 완화해야 하며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영방송 KBS를 제외한 MBC(8722억 원), SBS(7234억 원), CJ미디어(6313억 원), 온미디어(2938억 원) 등 주요 콘텐츠 제작사의 지난해 총매출은 2조5207억 원으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인 뉴스코퍼레이션(39조5952억 원)의 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뉴스코퍼레이션은 매체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만들었다”며 “지상파 방송 독과점 구조에서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 나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 미디어관계법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 대해 유태열 KT경영연구소장은 “‘한쪽을 막으면 내가 살 것이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하나의 시장을 열면 산업 전체가 활성화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성호 SK텔레콤 상무는 “정부의 미디어 정책이 시장친화적, 성장촉진형 정책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문연 tvK 대표는 “영국의 BBC처럼 해외로 진출하는 공공 브랜드를 하나로 만들어 공영과 민간 브랜드가 불필요하게 충돌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기홍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은 “미디어관계법이 빨리 통과돼 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한 1차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최재유 방송통신위원회 융합정책관은 “규제의 틀을 정비해 미디어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면증 딸과 싱글맘의 이야기…MBC드라마넷

MBC드라마넷은 〈워낭소리〉의 인디스토리와 공동제작한 독립영화 〈바다쪽으로 한뼘 더〉를 17일 오전 10시 방영한다. ‘기면증’ 소녀 원우와 싱글맘 연희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지난 5월21일 개봉해 최근 상영이 거의 끝난 상황으로 공동제작사인 MBC 드라마넷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첫 선을 보이게 된다. 중견 탤런트 박지영의 스크린 복귀작이며 김예리, 홍종현 등 신인 연기자들이 등장한다.

영화는 수업 중에도, 시험을 보다가도, 걷다가도 기절하듯 잠에 빠지는 여고생 원우와 그를 키우는 싱글맘 연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두 사람은 웃음을 잃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다가 그들 앞에 나타난 소년 준서와 청년 선재로 인해 일상에 파도가 치기 시작한다.

‘무한도전’ 음반 3만장 완판…무슨 현상일까

“원더걸스 ‘텔미’ 음반이 4만8000장 팔렸는데, ‘무한도전’ 음반이 3만장 팔렸다는 건 사실 믿기 힘드네요.”

기현상(奇現象). 어떤 이들은 “비정상”이라고도 한다. 〈조선일보〉는 MBC TV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팀이 지난 11일 방송에서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란 이름으로 발표한 노래 8곡이 음원차트를 휩쓴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MBC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MBC티숍’에서 주문받은 앨범 수는 3만장. 16일 온라인음원사이트 ‘벅스뮤직’ 실시간 다운로드 순위를 살펴봐도 놀랍다. 10위 안에 든 이들 노래는 무려 6곡이다. 음원사이트 ‘도시락’ ‘멜론’ 등에선 한때 실시간 음원 차트 1위부터 8위가 모두 무한도전 팀 노래로 채워지는 ‘이변’을 빚기도 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노래는 ‘냉면’. 박명수와 제시카(소녀시대)가 함께 불렀다. 가사는 이런 식이다. ‘널 보면 너무나 차디차 몸이 떨려 냉면, 질겨도 너무 질겨, 냉면….’

▲ 7월 17일 조선일보 A19면
정준하·윤종신·애프터스쿨이 ‘애프터쉐이빙’이란 팀 이름으로 부르는 노래 ‘영계백숙’은 ‘영계백숙 워어어어 그의 튼튼한 다리를 믿어 그의 거친 피부를 믿어 거만하게 꼬은 다리를 믿어 속이 꽉 찬 그의 배를 믿어 그 누구보다 진국이라네’ 같은 내용으로 채워졌다.

음악 하는 사람들은 이 앨범의 성공을 보면서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TV 연예오락프로그램에서 연달아 홍보해주고, 포털에서 며칠 동안 끊임없이 인기검색어로 올려만 주면 앨범 하나 히트시키는 건 일도 아니구나 싶다”며 “차곡차곡 단단하게 음악을 만들고 싶어하는 음악 관계자들에게 이건 일종의 ‘쓰나미’ 같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 음악 관계자는 “음반의 흥행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건 얼마나 공들여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인기 있는 연예 프로그램에 노출되느냐의 문제가 아닌가 싶어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효리·원투 등의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이트라이브(E-TRIBE)는 그러나 “인기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가수들을 적극 영입하고, 그들에게 맞는 가볍고 경쾌한 노래를 효과적으로 만든 결과”라며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이 원하는 코드를 적절하게 취합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무한도전 팀과 가수들이 각 곡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시간. 노래 ‘냉면’은 작곡·작사하는 데 다 합쳐 30분, 녹음엔 1시간30분이 걸렸다. 편곡엔 따로 이틀이 걸렸다. 총 앨범 전체 제작기간은 모두 합쳐도 열흘이 안 되는 셈이다. 김동률·윤상 같은 가수들이 음반 하나를 만들 때 걸리는 기간은 2~3개월이다. 무한도전 음반, 씁쓸하게 ‘효율적’인 앨범이다.

록 음악이 장대비처럼 쏟아지네

2006년부터 한국의 록 팬들은 여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3일간 국내외 유명 록 밴드들의 음악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때문. 〈조선일보〉는 머리를 때리는 장대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음악에 몸을 맡겼던 팬들의 열정은 여전하다고 보도했다.

올해는 정확히 같은 기간(24~26일)에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인천)과 함께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이천)이 열려 다소 혼란스럽다. 텐트를 치고 3일 내내 숙박을 하며 음악에 젖어들고 싶은 팬이라면 한쪽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좋아하는 뮤지션이 출연하는 날에 맞춰 하루씩 인천과 이천을 오가는 방법도 있다.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는 25일 나오는 데프톤스가 가장 눈길을 끈다. 데뷔 초 랩을 뒤섞은 헤비메탈로 커다란 상업적 성공을 거둔 이들은 최근 장대한 스케일의 실험적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호주 출신의 팝 가수 렌카, 록 밴드 에스키모 조, 일본 밴드 어그레시브 독스 등도 출연한다. 해외 뮤지션의 중량감은 예년에 비해 다소 떨어진 게 사실.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과의 경쟁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부활·넥스트·갤럭시 익스프레스 등 국내 뮤지션들의 면모는 화려하다. 티켓 값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서는 '브릿팝의 황제'로 불리는 영국의 스타 밴드 오아시스가 마지막 날인 26일 밤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이날 무대에는 ‘펑크의 대모’로 불리는 패티 스미스도 등장한다. 첫날에는 위저·폴 아웃 보이·지미 잇 월드 등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록 밴드들이 나온다.

8월 15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이티피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도 높다. 피아노 록 밴드로 유명한 킨을 비롯, 림프 비즈킷·나인 인치 네일즈 등 정상급 로커들이 모인다.

“소녀그룹인데… 치마가 싫으니 어쩌죠?”

‘롤리팝’, ‘파이어’, ‘아이 돈 케어’. 올해 데뷔한 네 명의 ‘거친’ 소녀들은 순식간에 세 차례나 가요 차트 정상에 깃발을 꽂았다. 데뷔 전부터 ‘여자 빅뱅’으로 불리던 2NE1 (투에니원).

여성 아이돌 그룹이라고는 하지만 소녀시대나 원더걸스의 느낌과는 정반대다. 성(性)적인 매력을 강조하며 남성 팬들을 끌어 모으는 소녀 그룹의 패턴을 버렸다. 미니스커트 대신, 헐렁한 힙합 바지와 징이 박힌 팔찌, 그리고 불량한 표정. ‘나쁜 소녀들’에게 열광하는 건 소녀들이다. 팬의 90%가 또래 소녀들. 〈조선일보〉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최근 미니 앨범을 발표한 이들을 만났다.

이들의 직전 히트곡 ‘파이어’는 강한 비트와 위악적으로 비틀어 내뱉은 랩이 뒤섞인 강렬한 힙합이었다. 하지만 이번 미니앨범의 첫 히트곡 ‘아이 돈 케어’는 선율이 강조돼 한결 부드럽다. 공민지는 “이번에는 무대에서도 좀 여성스럽게 보이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며 “그래도 가장 큰 문제는 우리 네 명이 모두 치마 입는 걸 쑥스러워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소녀 그룹 멤버의 기본 조건 중 하나는 20세 안팎의 나이. 하지만 2NE1은 여기서도 파격적이다. 막내 공민지는 15세에 불과하다. 지난 2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 진학을 포기한 채 검정고시를 준비 중. 진정한 '소녀'다. 하지만 산다라 박과 박 봄은 ‘소녀’라 불리기 좀 민망하다. 25세. 18세의 씨엘(이채린)이 리더가 된 건, “멤버들 간의 세대 차이를 중간에서 잘 조정하라”는 차원이었다.

이들은 같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인기 그룹 빅뱅에 대해 깍듯이 ‘선배님’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산다라 박과 박봄은 사적인 자리에서 빅뱅 멤버들에게 ‘누나’로 불린다. 산다라 박은 “빅뱅 선배님들 나이가 다 저보다 어려서 제가 반말을 쓰고 있긴 한데, 탑(최승현)씨하고는 아직도 서로 존대를 한다”며 “저와 탑씨 모두 숫기가 없어서 회사에서 만나게 돼도 어색한 정적이 흐를 때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제는 자신들 이름으로 우뚝 섰지만 이들은 꽤 오랫동안 ‘여자 빅뱅’으로 통했다. 씨엘은 “그런 타이틀이 우리가 더 열심히 연습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며 “수많은 조언을 받았고 선글라스, 반지 등 각종 패션 액세서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별칭에도 일리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오랜 시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다. 박봄은 무려 7년을 기다렸다. “연습을 하다가 막막한 기분이 들면 한밤중에 넷이 같이 한강변을 뛰었어요. 1시간 넘게 달린 적도 있었죠. 오랜 기다림이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예요.” 그룹 명 2NE1은 21세기와 새로운 진화를 뜻하는 ‘뉴 에볼루션(New Evolution)’을 합쳐 만든 이름. “끊임없는 변화로 사람들의 마음을 영원히 잡고 싶다”는 게 갓 데뷔한 무서운 신인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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