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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國富)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양전욱

|contsmark0|세계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유명한 도시는 브라질의 쿠리티바와 스위스의 체르마트이다. 브라질의 쿠리티바는 미국의 타임지에 의해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로 영예롭게 선정된 도시이다. 이런 명예를 얻게 된 것은 이 도시의 시장이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남다른 환경정책을 펴왔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도시에서는 나무를 자르고 공업단지를 조성하는 개발사업에 열중할 때 그 시장은 시민공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환경을 중시하는 정책을 많이 펴왔다.스위스 마티호른봉 아래에 자리잡은 체르마트의 경우도 환경훼손 방지를 위해 자동차의 시내 진입을 통제하였다. 자율적인 시민의식은 높이 평가를 받았으며 마차를 교통수단으로 쓰면서 관광지로서의 명성과 환경도시의 모델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도시이다.몇 해전 외국의 언론에서 한국의 환경문제를 거론하면서 서울이 멕시코 다음가는 대기오염 은메달도시라고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평소 서울의 스모그가 얼마나 심한가를 세계에 알리게 됐고 세계적인 오염도시라는 오명도 얻게 된 것이다. 지난 여름에는 서울에서 오존농도가 높아져 몇 차례 주의보를 발령하였다. 라디오 방송에서는 노약자나 어린이는 문밖 출입을 삼가고 자동차 운행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 방송된 후 음악이 다시 시작되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존주의보가 건강에 미치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처했을까?오존은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온 화학물질이 자외선과 작용해 생기는 가스다. 60년대 후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대기 중 오존의 농도가 상승해 호흡기 질환과 눈병을 유발한 적이 있었다. 한때 서울 중심가의 대기중 오존가스의 농도가 로스앤젤레스의 기록에 육박한 적도 있다고 한다.우리 나라도 여러 가지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머지 않아 환경파괴로 인한 대재앙에 직면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다.지난 수십 년간 공업화 과정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장의 건설과 개발, 그리고 공해의 피해 때문에 정든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또 수많은 어민들은 간척사업 때문에 삶의 터전인 갯벌과 바다를 잃고 고향을 떠나기도 했다.서울 여의도의 무려 20배 가까운 시화호가 썩어가면서 죽음의 호수로 변했다. 세계적 규모의 간척사업이 대책 없는 수질오염을 일으킨 것이다. 만나본 많은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시화호의 물이 썩을 것이라고 경고를 했다고 한다. 과연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이 무시되고 무리하게 강행되어 이런 결과를 낳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시화호를 만들기 위해 방조제를 쌓는데 들어간 경비는 무려 5천억, 물이 썩어 죽음의 호수로 변하자 시화호를 살리려고 정화시설을 갖추기 위한 예산이 무려 5천억이다. 뭔가 신중하게 계획되고 진행되었다면 이렇게 큰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욱이 이런 예산을 책정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향후 10년, 50년, 1백년 후에 들어갈 환경비용을 미리 앞당겨서 쓴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논리를 피력하는 사람도 있다. 불과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현실에 사는 우리에게는 이해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요즘은 누구나 환경을 쉽게 이야기한다. 지엽적인 문제에서는 환경보전을 외치지만 근본적인 곳에 이르러서는 개발에 따른 환경파괴가 따르는 정책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의외로 많다.개발이 한창인 지역에서도 선 보전, 후 개발의 이야기는 항상 개발의 책임을 맡은 사람들의 입에서도 오르내리고 있다.우리 나라가 좁은 땅덩어리이기 때문에, 한정된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택하지 않을 수 없는 길이라며 우리 국토의 무책임한 개발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문제가 방치되어서는 안된다.시대가 변해 이런 개발은 우리를 풍요롭게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최근 세계은행이 발표한 새로운 국부의 기준을 보면 한 국가의 부를 결코 자동차나 가전제품의 보유 대수 또는 국민소득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한다.오히려 비옥한 농지와 울창한 산림, 깨끗한 해안과 같은 자연자원, 그리고 환경보호가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한다.지금 당장 눈앞에 이득과 발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환경오염과 자연훼손을 방치한다면 우리는 머지 않아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를 것이다. |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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