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와 분별 잃은 MB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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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와 분별 잃은 MB 정권
[사설]
  • PD저널
  • 승인 2009.07.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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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백주의 국회에서 미디어법안이 날치기 통과됐다. 그것도 그냥 통과된 것이 아니고 대리투표와 재투표라는 전대미문의 아수라장 속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래도 한나라당에 일말의 양심이 있으면 국민의 불신이 우심하고 야당의 반대가 확고한 이 법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여야 합의를 시도하는 시늉이라도 낼 줄 알았다. 그러기에는 현 정권의 인면수심이 상상을 넘어섰다.

 MB 정권 출범 이후 항간에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는 10년 전, 민주주의는 20년 전, 남북관계는 30년 전으로 돌려놓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번 7.22 만행은 이것도 착각임이 드러났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생방송으로 중계된 대리투표, 재투표 날치기는 1954년 이승만 정권하에서 일어난 이른바 사사오입 개헌의 후진성을 넘어선다. 그러고 보면 대한민국 국회는 정확히 55년 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날치기가 벌어진 이후 지난 일주일은 점입가경이다. ‘절차상의 유감 표명’ 등 최소한의 염치를 기대한 것은 사치스런 일이었다. 정부 여당에게 미디어법안은 이미 고스톱판의 굳은 자다. 표정관리를 하다 못해 누더기법안이라고 엄살을 부리고 방통위는 때를 놓칠세라 발빠르게 진도를 나가고 있다. 정당광고를 금지하는 심의규정 등을 무시하고 TV 광고를 하는 철면피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에게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통째로 안겼다. 지금의 국면은 국민들이 그 선택의 결과를 처절하게 겪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선거에서 합법적으로 지배권력을 확보한 그들은 이미 검찰권력으로 무자비한 정치보복을 자행했으며 권력기관의 사병화를 달성했다. 또 언론을 장악하고 이제는 새로운 언론판을 만들어 정언유착으로 치닫고 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또 절대 붕괴한다.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너무도 기본적인 원리를 잊는 권력에게는 반드시 국민들이 그 권력의 종말을 가져다준다. 이 법칙은 시간의 장단이 있을 뿐 한번도 예외가 없었다. 그러나 현 집권세력은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엄청난 투개표 부정을 감행하지 않을까 벌써 우려된다. 저들의 후안무치는 이미 절제와 분별의 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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