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절친 후배’ 이진강 심의위원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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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장악 음모의 결정판 … 위촉 철회돼야”

이명박 대통령의 ‘절친 후배’ 이진강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7일 제2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했다.

방통심의위는 7일 오전 11시 임시위원회를 열고 참석 위원의 만장일치로 이진강 전 변협 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6일 박명진 전 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이진강 전 회장을 후임으로 지명했다. 심의위가 5일 박명진 전 위원장의 사퇴 사실을 공식 발표한 뒤, 후임자 지명부터 7일 취임식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이진강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심의위가 명실상부한 독립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 성격에 맞도록 합의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위원 보좌관제도의 도입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형님친구’ 방통위원장에 ‘절친후배’ 심의위원장까지…

▲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 이진강 방통심의위원장이 7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진강 신임 위원장은 1943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을 지냈으며 1994년 이진강법률사무소를 개원한 뒤 서울지방변호사회장,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등을 거쳐 제44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교 2년 후배이자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래서 지난 2월 박명진 당시 심의위원장 사퇴설이 처음 불거졌을 때 후임으로 거론됐으며, 최근엔 국가인권위원장으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비 때마다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대한변협 회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 대선 당시 ‘BBK 특검’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반대 의견을 나타냈으며, 지난해 촛불시위에 대해 “헌정질서가 무너졌다”고 개탄하고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에 대해선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을 자랑하는 위원장이 위촉됨에 따라 민간 독립기구인 방통심의위가 대통령의 통치 아래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방송장악 음모의 결정판…이진강 위원장 위촉 철회돼야”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7일 오전 현안브리핑을 통해 “측근 방통위원장과 측근 방통심의위원장을 내세워 방송의 인허가와 정책 그리고 방송내용의 심의까지 틀어쥠으로 이제는 완벽한 방송통제가 가능하게 만들어 놓았다”며 “그야말로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의 결정판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창조한국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형님친구 방통위원장에 이어 절친후배 출신의 방통심의위원이 등장한 것”이라고 꼬집으며 “이진강 전 변협회장의 방통심의위원 위촉은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정치적 고비마다 구원자역할을 한 인사를 방통심의위원에 위촉한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놓은 셈”이라며 “무리수를 거듭하면서까지 방통심의위원자리에 대통령의 측근을 앉히는 것은 앞으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청부심의, 정치심의 논란만 부추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박명진 전 위원장이 임기를 1년 9개월가량 남겨두고 전격 사퇴한데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심의위는 지난 5일 저녁 “박명진 전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자진 사퇴가 아니라 내부 갈등과 청와대 압력에 의해 밀려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전 위원장은 〈PD수첩〉과 YTN ‘블랙투쟁’에 대한 ‘시청자 사과’ 결정 등으로 인해 ‘편파 심의’ ‘자판기 심의’를 주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정부여당 측에선 〈100분 토론〉에 대한 경징계와 한발 늦은 대응 등을 문제삼아 불만을 표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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