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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KBS 스페셜>/ 9일 오후 8시

한반도 온난화의 진원지, 쓰시마 난류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기온은 세계 평균(0.74°C)보다 두 배가 넘는 1.5°C 상승했다. 지난 40년간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은 0.93°C 올랐으며, 상승속도는 지구 평균에 비해 1.5배나 빠르다. 해가 갈수록 여름철 집중호우가 심해지고, 열대야를 기록하는 날도 많아지고 있다. 한반도 온난화가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한반도 온난화의 진원지로 쓰시마 난류의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BS 스페셜은 국내 최고의 해양학자들과 쓰시마 난류의 시작점인 일본 가고시마 남단 야쿠시마에서 출발하여 제주 앞바다를 지나 백도 울릉도, 독도에 이르는 1200km 구간에 대한 해양 탐사를 시작했다.

▲ KBS 〈KBS 스페셜〉 ⓒKBS
국내 최초 ‘쓰시마 난류’ 전 구간 탐사

쓰시마 난류는 일제강점기였던 1932년 일본 해양학자 우다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쿠로시오의 한 지류인 쓰시마 난류는 일본 큐슈 서쪽에서 분리되어 대한해협을 거쳐 동해로 유입되고 있다. 쓰시마 난류는 저위도 지방의 높은 열량을 가진 엄청난 에너지를 한반도 주변에 공급하면서 한반도 바다 생태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일본인 학자에 의해 처음 알려진 쓰시마 난류. KBS 스페셜은 국내 최고의 해양학자들로 탐사단을 구성했다.

이번 탐사에는 해양 각 분야 전문가인 한국해양연구원의 이흥재, 명정구 박사(해양생물), 송준임 교수(산호, 이화여대) 손민호 박사(해양생태기술연구소), 오윤식 교수(해조류, 경상대) 등이 참여했다. KBS 스페셜 탐사단은 국내 최초로 쓰시마 난류가 이동하는 전 구간을 탐사했고, 탐사 결과 ‘한반도 온난화의 진원지, 쓰시마 난류 탐사 보고서’가 완성됐다.

미기록 생물이 출현하고 있다!

탐사단은 제주도 문섬에서 국내 최초로 열대 산호초인 가죽맨드라미를 발견했다. 이 산호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볼 수 있는 열대 산호초로서 산호 전문가인 송준임 교수(이화여대)에 따르면, “35년 동안 국내에서는 한 번도 관찰되지 않은 미기록종이며, 열대 바다의 영향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아열대 바다에 자생하는 분홍치과의 일종인 홍조류도 발견됐다. 오윤식 교수(경상대)에 따르면 “이 미기록종인 홍조류는 4-5년 전부터 서귀포 바다에서 발견되었으며 점차 면적을 넓혀가고 있다” 고 밝혔다.

해조류뿐만 아니라 쓰시마 난류를 타고 올라온 열대 어종인 흰동가리, 파랑돔, 청줄돔, 쏠배감펭은 우리나라 바다에 정착했다. 쓰시마 난류를 타고 오는 미기록 종과 열대어종의 증가는 한반도 온난화가 가져올 거대한 전주로 보인다.

파도와 싸우는 한 달간의 기록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1200km에 이르는 쓰시마 난류 전 구간에 대한 탐사. 탐사단을 싣고 가고시마에서 출발한 배는 현해탄을 건너는 동안 풍랑에 좌초될 위기를 겪는다.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바다 한가운데를 뚫고 가는 탐사대의 모습은 살아있는 바다와 싸우는 모험의 기록이다.

KBS 스페셜은 과학적 성취뿐만 아니라 파도와 싸우는 한 달간의 모험도 담았다. 풍랑 속에서 바다로 뛰어드는 탐사단의 팽팽한 긴장감, 그물에 걸린 요트를 구하기 위한 에피소드와 함께 바닷속 풍부한 수중 생태계가 펼쳐진다.

한반도 수온상승, 그 진원지는

40년간 한반도 근해의 수온은 연평균 약 1.04˚C 올랐으며, 세계 평균치보다 3배가량 상승속도가 빠르다. 탐사단은 쓰시마 난류가 지나는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류속도와 해수온도 측정했다. 관측 결과, 쓰시마 난류가 지나가는 주변 해역의 온도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로서, 한반도 온난화가 대기온도와 함께 난류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쓰시마 난류가 그 진원지임이 밝혀졌다.

한반도 연안의 생물종이 달라지고 있다.

한반도 온난화는 해양 생물의 변화 시키고 있다. 제주도와 남해에서 열대 부근에 서식하는 초대형 노랑 가오리가 어획되고 있고, 아열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보라문어, 흑새치 등이 동해의 어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 부근 바다에선 난류성 어종과 한류성 어종의 교체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멸치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한 통영 앞바다에서 멸치대신 한류성 어종인 청어가 잡히고 있고 동해에선 멸치 어획량이 증가하고 있다. 탐사단의 탐사결과 제주도의 특산품으로 알려진 자리돔과 일본 불가사리가 독도 수중에서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대형 해파리가 우리나라 남해안에 출몰하여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연근해에서 대형 참치가 잡히고, 아열대 어종의 출현이 잦아지고, 제주 바다는 일본 열도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KBS 스페셜은 국내 최초로 제주도 앞바다에 시작해 독도에 이르는 탐사를 통해 한반도 연안 어종 분포의 변화상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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