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 인사, ‘돌발영상’ 잠정중단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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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노조 “불법 인사 원천무효”…배석규 직무대행 불신임 투표 돌입

구본홍 사장 사퇴 이후 YTN 사장 직무대행을 맡은 배석규 전무의 ‘강공’ 행보로 YTN이 또 다시 격랑에 빠졌다.

배 전무는 10일 보도국원들의 선거를 거쳐 임명된 보도국장을 교체하고, <돌발영상> PD는 대기발령 조치해 파장을 부르고 있다. 구본홍 사장이 YTN 보도를 장악하지 못해 사실상 ‘경질’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배 전무의 이 같은 행보는 YTN 보도를 장악해 사장 자리에 앉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지부장 노종면)는 이번 인사 조치에 대해 즉각 “단체협약을 위반한 불법으로 원천무효”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12일~13일 배 전무에 대한 불신임 투표에 돌입한다.

사측 보도국장 임명제 전환…노조 “배석규 YTN보도 정권에 헌납하려 해”

지난 10일 배 전무는 인사 발령을 내고 김백 경영기획실장을 새 보도국장으로 임명했다. 인사와 동시에 배 전무는 앞으로 ‘보도국장 3배수 추천제’도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배석규 YTN 사장 직무대행 ⓒYTN
YTN은 그동안 사장이 보도국원들의 투표를 거쳐 추천된 상위 득표자 3명 중 한 명을 보도국장으로 임명하는 ‘보도국장 3배수 추천제’를 실시해 왔다. 이는 2002년 10월 체결된 노사 단체협약에 근거한 것으로, YTN은 지난 7년 여 동안 이 같은 절차를 거쳐 보도국장을 뽑아왔다.

YTN 측은 그러나 “2003년 9월 체결된 <보도국장 임면에 관한 단체 협약>에는 유효기간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며 “협약의 유효기간 2년이 지난 2005년 9월부터는 유효기간의 경과로 효력이 상실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YTN 노조는 “지난 7년간 모두 8차례의 보도국장 후보추천제가 협약대로 실시돼 왔으므로 노사가 당연히 협약의 효력 존속에 합의한 것”이라며 “보도국장 추천제는 노사 합의로써만 개폐할 수 있는 회사의 공식 제도로 인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측의 일방적인 보도국장 임명제도 변경은 불법이며 무효”라면서 배석규 전무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사관계 조정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또 10일 낸 성명을 통해 “배석규는 결국 YTN의 보도를 정권에 헌납하고자 최후의 발악을 하고 말았다”며 “보도국장 선출 제도를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제 입맛대로 떡봉이 중의 떡봉이를 보도국장이라고 내세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돌발영상’ 부활 4개월 만에 또 잠정 중단…“정권 비판에 대한 보복” 

배 전무는 또 이번 인사에서 <돌발영상>의 임장혁 PD를 대기발령 조치해 11일부터 <돌발영상>이 잠정 중단됐다. 지난해 10월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인 제작진이 징계를 받아 방송이 중단됐다가 지난 4월 부활한 <돌발영상>은 이번 인사 파문으로 또 다시 방송 중단 사태를 맞았다.

▲ YTN <돌발영상> ⓒYTN
약 두 달 전부터 <돌발영상> 제작을 맡은 유투권 기자는 “인수인계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급작스러운 인사로 정상적인 방송이 어려운 상태라 방송을 잠정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부족하더라도 <돌발영상>의 정신을 살려 방송을 조기에 재개하는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돌발영상>은 비판적이면서 재기발랄한 영상으로 그동안 YTN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왔다. 최근에도 ‘쌍용차 사태’ 당시 경찰의 폭력 진압 문제를 다뤄 화제를 모았고, 지난 6월 재래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문제성 발언을 담아 누리꾼들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임장혁 PD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에 대해 내부에서는 “정권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에 대한 보복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PD수첩>처럼 정권에서 부담스러워하는 <돌발영상>을 아예 없애거나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배 전무가) 정권을 향해 공개적으로 구애한 것이나 다름없다. YTN 사장을 해보겠다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임장혁 PD 대기발령은) YTN 보도를 장악하지 못해 구본홍 사장이 경질된 것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YTN 노조도 10일 낸 성명에서 “(이번 인사는) 최근 <돌발영상>이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한 데 대한 저질 보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배석규 전무는 확대간부회의에서 대기발령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돌발영상>이 최근 들어 공정성을 잃었다. 지난 금요일 쌍용차 경찰 진압을 일방적 행위만 담아 악의적으로 제작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석규, 불신임 투표 돌입

한편 YTN 노조는 10일 오후 대의원대회를 열어 김백 보도국장 임명과 임장혁 PD의 대기발령은 단체협상을 정면 위반해 원천 무효라고 선언하고, 전면 파업을 포함한 모든 대응 수단의 실행 여부를 현 집행부에 포괄적으로 위임한다고 결의했다.

노조는 또 이번 인사 조치와 관련해 배석규 전무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신임 투표를 12일~13일 실시한다. 노조는 “이번 투표 결과를 통해 배석규 전무의 강공 드라이브가 얼마나 공허한지 드러내 보일 것”이라며 “사내에 따르는 후배가 많다는 일부 잘못된 오해도 바로 잡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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