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설]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08년 8월 8일 KBS에 경찰이 난입했다. 신태섭 교수를 이사 자리에서 ‘찍어낸’ KBS 이사회는 경찰이 진입한 상태에서 정연주 사장 해임 건의안을 가결시켰다. 이후 이병순 체제가 등장했다. 그러나 KBS의 난맥상은 참담하다. 신뢰도는 나락으로 추락하였고 취재 현장에서 KBS 카메라는 국민들로부터 혐오와 배척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편 지난 3일 구본홍 YTN 사장이 전격 사임했다. 캠프 특보 출신으로 사장이 된지 1년 만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애시당초 그의 사장 임명은 부적절한 것이었다. 경질은 사필귀정인가 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구본홍 사장을 대신한 배석규 사장직대는 단체협약을 무시한 채 보도국장을 경질하고 돌발영상 담당 PD를 대기발령 처리했다.

KBS와 YTN의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감사원, 국정원, 방통위, 경찰 등 권력기관이 동원되었다. ‘KBS는 정부산하기관’이요 ‘YTN은 정부 소유 매체’라는 MB 정권의 인식이 공공연히 드러난 결과였다. 그리고 이른바 내부발탁을 통해 확보된 인사권의 행사를 통해 조직을 장악하였다. 정권에 비판적인 저널리즘 기능을 거세하고 순치하였다.

최근 MBC의 대주주인 방문진이 개편되었다. 여당 추천 미디어위 출신 다수가 이사 또는 감사로 선임된 구성이다. 이들 중 일부는 일찍부터 MBC의 민영화를 공언하고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압박을 숨기지 않았다. 항간에는 이번 방문진이 MBC를 민영화하거나 적어도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기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정녕 KBS, YTN 다음은 MBC의 차례인가.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근착 한 시사주간지에서는 MBC의 신뢰도가 모둔 매체 중 1위로 올라섰음을 보도하고 있다. 이처럼 MBC 뒤에는 국민이 있다. 길가의 자갈돌인줄 알고 함부로 걷어차다가는 그 아래 태산 같은 바위를 느껴야만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동서고금 언론을 장악하려 한 권력은 모두 참담한 파멸을 맞이했다. 현 정권이 어떤 행보를 취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