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일기가 오는 21일 일부 공개된다. 김 전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입원하기 전인 6월 초까지 쓴 이 일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슬픔 등이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 정부에 대한 비판과 같은 예민한 내용이 담겨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경환 비서관은 20일 “대통령께서 올해 1월 1일부터 입원하시기 전 6월 4일까지 쓴 일기가 있다”며 “내일(21일) 예쁘게 책으로 만들어서 여러분과 모든 국민이 읽을 수 있도록 전달 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의 일기는 총 40페이지 분량으로 매일 작성된 것은 아니며 모두 합하면 100일 정도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기에는 김 전 대통령의 인생에 대한 소회와 부인 이희호씨에 대한 애틋한 사랑, 동교동 사저 정원의 꽃과 나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친구들과의 만남,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슬픔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동교동의 마지막 비서’라고 불리는 설훈 전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 일기장 내용과 관련해 말을 아끼면서도 “(김 전 대통령께서) 마지막까지도 정국상황이나 남북관계 등에 대한 걱정이 많았고 속으로 애타하셨다. 그게 결국 병으로 가서 그런 (서거라는) 결과까지 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정국에 대한 내용이 김 전 대통령 일기에 포함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입관식은 이날 오전 11시 45분 유족들을 중심으로 천주교 예식 절차에 따라 치러질 예정이다. 입관식에는 유족 25명과 김 전 대통령과 마지막까지 정치활동을 함께 해온 비서진,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의원 등만이 참석할 예정이다.
입관식이 끝나면 김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관은 운구 절차에 따라 국회로 옮겨진다. 오후 3시쯤 운구 행렬이 국회 앞 광장에 도착하면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이를 맞이할 예정이다. 국회 본청 건물 앞뜰에 마련되는 공식빈소도 이때부터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