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청자위원회 공개 미뤄 ‘뒷말’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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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청자위원회 공개 미뤄 ‘뒷말’ 무성
언론연대 '정보공개' 청구 … "시청자위원회도 보수인사 일색 우려"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09.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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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한 20기 시청자위원들의 명단을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아 뒷말을 낳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9일 KBS에 새로 선임한 시청자위원회의 명단을 공개하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언론연대는 “(명단) 공개가 미뤄지는 이유를 듣기 위해 KBS시청자위원회에 직접 문의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며 “시청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정식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고 밝혔다.

▲ ⓒKBS
앞서 미디어행동은 8일 발표한 성명에서 “시청자들은 당연히 시청자위원회가 대표성 있게 잘 구성되었는지 알 권리가 있고, KBS는 시청자위원회의 구성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합당한 이유 없이 여태껏 선정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직무태만이자, 시청자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미디어행동은 또 “사실 이번 시청자 위원 선정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하나 투명하게 진행된 것이 없다. 공모를 하는 척하면서 공고도 내지 않았고, 심사위원 및 심사기준, 선정절차도 알리지 않은 채 밀실에서 논의했다”며 “이런 과정을 차치하더라도 시청자위원회 구성이 잘 되었다면 선정 결과조차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KBS “17일 위촉식 때 명단 공개할 것 … 공개 안 한 특별한 이유 없다”

이에 대해 박태경 KBS 시청자서비스팀장은 “오는 17일 신임 시청자위원들의 위촉식과 함께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 안팎에서는 이번 시청자위원회가 보수 인사 일색으로 꾸려졌기 때문에 명단 공개를 늦추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보수 매체비평지 <미디어워치>는 “20기 시청자위원회에 실크로드CEO포럼의 추천을 받은 본지 이문원 편집장이 위촉됐다”고 보도한 반면, 진보 단체가 추천한 후보들은 대부분 공모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규찬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은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시청자위원회 공모에서 탈락한 소식을 전하며 “언론개혁시민연대의 김정대 사무처장도 나처럼 똑같이 ‘짤렸다’니, 대체 그 무리 속에는 진보의 무늬가 존재하기나 한 것일까”라고 밝혔다.

“연임 앞둔 이병순 사장, 비판 줄이기 위해 보수일색 시청자위 구성?”

일각에서는 이병순 사장이 연임을 앞두고 내부 비판을 줄이기 위해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는 진보적 인사들을 일부러 배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외부 인사들로 구성되는 시청자위원회는 직접적인 영향력은 없지만 사장이 회의에 직접 참석하기 때문에 이사회 다음으로 신경 쓰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행동은 “만약 시민사회의 우려대로 이병순 사장 개인의 사리사욕 때문에 공개가 늦춰지는 것이라면 이병순 사장은 분명히 책임을 져야한다”며 “KBS는 또 한 번 국민들의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KBS 시청자위원회의 임기는 1년이며, 3개 분과(보도/스포츠, 시사교양/라디오, 예능/드라마)로 구성된다.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한 20기 시청자위원회에는 총 42명이 지원했고 KBS는 이 중 부문별, 성별,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1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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