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본부장 전원 ‘불신임’ 과반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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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인사조치 건의 대상 없어 … “‘사표파동’ 동정여론 등 실질적 평가안돼”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이 실시한 본부장 신임투표 결과, 재적인원 대비 불신임률이 과반을 넘긴 본부장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본부장 신임투표를 실시했고, 재적인원 대비 불신임률은 최종을 편성본부장 42%, 김종율 보도본부장 44%, 조대현 TV제작본부장 45%, 김영해 기술본부장 45%, 이동섭 경영본부장 35%였다.

▲ ⓒKBS
단체협약에 따라 노조는 재적조합원 3분의 2 이상이 불신임하면 해당 본부장의 해임을 건의할 수 있고, 2분의 1 이상이 불신임하면 인사 조치를 건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투표에서 이에 해당되는 본부장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투표의 전체 투표율은 76%였으며 각각 편성본부 71%, 보도본부 66%, TV제작본부 72%, 기술본부 88%, 경영본부 84%로 나타났다. 투표자 대비 불신임율은 최종을 편성본부장 59%, 김종율 보도본부장 67%, 조대현 TV 제작본부장 62%, 김영해 기술본부장 52%, 이동섭 경영본부장 42%였다.

“본부장 ‘업무’ 아닌 ‘개인’에 대한 평가 … 동정여론 작용”

결과적으로 본부장 전원이 조합원들의 신임을 받게 됐지만, KBS 내부에서는 이번 신임투표가 본부장들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로 이어졌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KBS의 한 관계자는 “일괄 사표파동 후 현 본부장들은 이미 한 번 ‘잘렸던’ 사람들이라는 인식 때문에 동정표가 많이 나온 것 같다”며 “기술본부장의 부사장 내정 철회 후 기술직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각 직종의 고참급 직원들 사이에서는 자기 본부장을 챙기자는 움직임도 감지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표 제출과정에서도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장이 잘못이지 본부장들이 무슨 죄가 있냐는 의견이 많았다”며 “다음달 초 예정된 이병순 사장에 대한 평가를 지켜봐야 현 체제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지난 6월 기자·PD협회가 실시한 신임투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방송 등 당시 상황과 본부장의 업무 성과, 나아가 이병순 사장체제에 대한 평가였지만 이번 투표는 양상이 달랐다”며 “이번 신임투표는 본부장 ‘업무’에 대한 평가보다 ‘개인’에 대한 평가였다. 동정여론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KBS 노조 관계자는 “해임이나 인사조치 건의 대상은 없지만, 투표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한 조합원들의 투표 결과를 보면 불신임 의견이 높은 본부장들도 있기 때문에 노사 공정방송위원회를 통해 투표 결과를 사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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