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자들 “MB 동정 보도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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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기자들 “MB 동정 보도 지나치다”
기협 모니터단 분석결과 … “연성화 심각”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10.23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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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 <KBS 뉴스9> 두번째 리포트. “G20정상회의 유치 과정 ‘총성 없는 전쟁’”ⓒKBS뉴스화면 캡처

KBS 뉴스의 이명박 대통령 동정보도가 지나치다는 내부 비판이 나왔다. KBS 기자협회(회장 김진우) 모니터단은 10월 1~2주 뉴스 분석결과 “이른바 ‘땡이뉴스’로 불리는 대통령 동정 보도가 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21일 발행된 <KBS 기자협회보>에 실렸다.

KBS 기협 모니터단은 구체적 사례로 지난달 27일 ‘G20 정상회의 유치’ 보도를 꼽았다. KBS <뉴스9>는 이날 첫 소식으로 ‘이 대통령 “세계 외교 중심 … 선진국 진입”’ 리포트를 내보냈고, 이어 ‘정상회의 유치과정, 총성 없는 전쟁’ 기사를 보도했다. 같은날 MBC와 SBS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소식을 톱뉴스로 배치하고, G20 정상회의 유치는 세 번째 소식 한 꼭지로 처리했다.

▲ 9월 27일 두번째 리포트. “G20정상회의 유치 과정 ‘총성 없는 전쟁’” ⓒKBS뉴스화면 캡처
모니터단은 “KBS는 G20 정상회의 유치 과정이 ‘총성 없는 전쟁’이었다는 두 번째 꼭지를 만들어 대통령의 공로를 치켜세웠다”며 “본문 내용의 ‘G20 유치 성공은 이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 맺어온 인간관계도 큰 도움이 됐다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등은 참으로 낯 뜨거운 보도”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기협 모니터단은 KBS 뉴스가 이 대통령의 ‘아동 성범죄자 격리’ 발언을 자세히 보도한 것과 관련, “고작 한 줄밖에 안 되는 대통령의 이 발언에 리포트 하나를 할애해 내용과 배경, 의미, 앞으로 예상되는 조치까지 친절하고 상세하게 풀어 설명했다”고 지적했다.

모니터단은 “‘나영이 사건’이 아무리 KBS의 특종이라고 해도 대통령의 말 한마디를 그토록 구구절절이 설명해줄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면 아무런 논평이나 분석도 없이 발언을 그대로 기사 처리하는 것인 언제부터인가 아무렇지 않게 되풀이되고 있다. 마치 5공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라고 꼬집었다.

“<뉴스9> 심층뉴스 결여, 연성뉴스 범람 … 1년전과 현격한 차이”

또 KBS 기협 모니터단은 뉴스의 연성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모니터단은 “뉴스 연성화는 궁극적으로 비판정신의 실종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다”며 “1차적로는 대통령 동정 보도가 도를 넘어섰다는 불편한 사실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어 기협 모티터단은 “최근 KBS 9시 뉴스의 경향은 ‘심층뉴스의 결여와 연성뉴스의 범람’으로 요약된다”며 “흥미 위주의 토막 리포트가 뉴스 시간을 점령하다시피 해 ‘CCTV 뉴스’, ‘토픽뉴스’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온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현격하게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 본질을 흐리는 이른바 ‘물 타기 보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기협 모니터단은 “정부를 불편하게 만드는 뉴스가 큐시트에서 누락되는가 하면, 그나마 어렵사리 방송이 된다 해도 교묘한 물 타기로 하나마나한 절름발이 뉴스를 만들어 버린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례로 모니터단은 지난 7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보도를 꼽았다. 모니터단은 “이날 방통위 국감의 핵심은 청와대 행정관이 IPTV와 관련해 통신사들에게 250억원을 출연하도록 압력을 가했는지 여부였다”며 “그러나 KBS 뉴스는 방통위 부위원장 선임 문제, 미디어법 후속 조치를 거론한 뒤에야 압력 논란을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해당 리포트는 여야 의원들의 인터뷰와 청와대 해명 등 지극히 기계적 균형에 지극히 충실했다”며 “남은 것은 중립 뿐 의혹도 논란도 희석됐다. 뉴스 보도의 기본을 망각한, 참으로 눈물겨운 충성”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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