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공개검증 없는 KBS 사추위는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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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행동 성명 … "'이사회 변종 사추위' 밀어붙이면 반대할 것"

KBS이사회(이사장 손병두)가 오늘(3일) 사장추천위원회 세부구성안을 확정지을 예정인 가운데, 미디어행동은 “KBS 이사회는 사추위 구성의 여야 비율만 따질 것이 아니라, 후보 공개검증을 분명히 하는 사추위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행동은 “공영방송 KBS를 이끌어갈 사장 선출의 관건은 형식적인 사추위의 구성이 아니라 얼마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를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데 있다”며 “그러나 KBS 이사회는 오직 사추위 구성의 여야 성향 인사의 비율을 따지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KBS 이사회가 진통을 겪는 것은 여당 추천 이사들이 5인으로 구성된 사추위 안을 고집한 것 때문”이라며 “이 안대로라면 사추위의 여야 성향 비율은 4:1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사회의 7:4 비율보다 후퇴하는 것이어서 야권 이사들의 반발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꼬집었다.

미디어행동은 또 KBS노조가 “만약 사추위를 통해 이병순 사장이 다시 들어온다면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구성원의 76.9%가 이병순 사장 연임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이 사장 연임의 활로를 열어놓고 있는 정황을 보며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디어행동은 “오늘(3일) 이사회에서 여권 추천 이사들이 엄격한 자격 기준과 공개적인 검증방안을 담지 않은 현 ‘이사회의 변종 사추위’를 고집하고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이 사추위를 통해 배출되는 후보나 사장에 대해서는 공영방송 KBS 재원의 주체인 국민의 이름으로 반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성명] 후보의 공개검증 없는 KBS 사추위는 기만이다
- KBS 이사회는 사장 후보의 공개검증 방안을 제시하라

KBS 사장 선출방식을 놓고 KBS 이사회가 진통을 겪고 있다. 사장 선출방식으로 제기된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구성과 운영에 대해 의견이 충돌, 급기야 지난 30일 이사회에서는 야권 추천 이사들이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수를 차지하는 여당 추천 이사들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장 선출의 교두보 마련을 위해 5인으로 구성되는 사추위안을 고집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여당 추천 이사 7명은 사추위를 이사 3명(이사장, 여야 추천이사 각 1명), KBS 시청자위원장, 한국방송학회장 등 5인으로 구성하고, 13~14일 서류심사를 통해 사장 후보 5명을 선정하면 이사회가 임명제청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안대로라면 사추위원의 여야 성향 비율은 4:1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사회의 7:4 비율보다 후퇴하는 것이어서 야권 이사들의 반발은 당연한 수순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난 10월22일 ‘KBS 사장 선출, 무엇을 담아낼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KBS 사장의 자격기준과 공개적 후보검증을 핵심으로 하는 사추위 안을 제안한 바 있다. 공영방송 KBS를 이끌어갈 사장 선출의 관건은 형식적인 사추위의 구성이 아니라 얼마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를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데 있다. 그러나 KBS 이사회는 사추위 안을 다룸에 있어 이 두 가지 요소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직 사추위 구성의 여야 성향 인사의 비율을 따지는데만 골몰하고 있다.

일찌감치 사추위 안을 던지며 정치 독립적인 사장 선출을 호소해온 KBS노조도 사장 후보의 자격과 공개 검증에 대해서는 무게를 싣지 않는 분위기다. KBS노조는 ‘5대조건 5대불가’라는 사장 선임 원칙과 6대 요구사항을 내건 바 있다. 그런데 KBS노조는 이사회의 사추위 도입 결정 자체에 환영 의사를 표명한 뒤 여당 추천 이사들만의 결정으로 구성한 데 대해 실망감을 표하고, 나아가 야당 추천 이사들의 이사회 퇴장을 비난하는 등 엉뚱한 곳에 힘을 소진하고 있다. 사태가 이쯤 되고 보니 KBS노조가 말하는 사추위가 어떤 사추위인지, 무엇을 하는 사추위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KBS노조 집행부는 “차기 사장 후보에 공모하는 것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공모 자체를 반대할 필요는 없다”거나 “만약 사추위를 통해 이병순 사장이 다시 들어온다면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구성원의 76.9%가 이병순 사장 연임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임은 없다고 호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이병순 사장 연임의 활로를 열어놓고 있는 정황을 보며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내일 예정된 KBS 이사회를 주목한다. 여권 추천 이사들이 엄격한 자격 기준과 공개적인 검증방안을 담지 않은 현 ‘이사회의 변종 사추위’를 고집하고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이 사추위를 통해 배출되는 후보들이나 사장에 대해서는 공영방송 KBS 재원의 주체인 국민의 이름으로 반대할 것이다. 아울러 현 ‘이사회의 변종 사추위’에 KBS직원 대표 한 명 정도가 더 들어가거나 하는 식의 결론이 나고 이에 부하뇌동 하는 세력이 있다면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KBS 이사회는 공영방송 KBS를 이끌어갈 후보의 공개검증을 분명히 하는, 시민사회 누구나가 납득할 만한 사추위를 구성해야만 할 것이다.

 
2009년 11월 2일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 (미디어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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